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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앤을 처음 만났을 때
글쓴이:상담센터 날짜: 2011.09.21 21:22:48 조회:3072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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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앤을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조앤을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심한조울증으로 운전면허까지 취소되어 부모님이 운전기사노릇을 하며 이미 어른이 된 그녀를 돌보고 있었다. 조울증 현상도 심각하지만 간질병이 가끔 발작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녀는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한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녀는 영리하고 예쁜 여자였는데 마음에 심한상처를 입어 일자리도 잃고 얼굴표정도 이지러져 있었다. 워낙 조용한 성격에다 여고 때 만난 남자친구가 같은 대학 친구에게 마음을 두기 시작할 때부터 우울증이 시작되어 몸까지 병이 들었다. 나를 처음 만나 인사를 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피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을 두려워하는 그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매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처음에 말을 시작할 때는 어려워하지만 한번 말을 시작하면 이야기를 잘한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한다. 때로는 한 이야기를 또 하고 여러 번 되풀이 할 때도 있다. 그것은 그녀에게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장면을 이야기 할 때는 아주 신나게 그리고 힘든 장면에는 눈물을 주루루 흘리는 모습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같았다. 연인을 잃게 된 것이 큰 상처가 된 모양이다. 13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때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남녀가 수없이 만났다 헤어지며 살아가는 지금 세상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을 정도지만 사실 그녀는 적어도 자신에게 정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며 받은 상처를 누르고 외면하여 무의식의 깊은 자리에 묻어두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가기도 한다. 사람은 슬플 때 그 슬픔을 직시하고 슬퍼 할 만큼 슬퍼한 후에 그 슬픔을 넘어서면 그 후에는 더 큰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슬픔을 외면하여 묻어둔 상처 때문에 진정 행복해야하는 순간에도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녀는 심한 상처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사랑할 만한 마음 밭을 가꾸어 가고 있다.

이렇게 마음 문을 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사소한 것도 다 얘기한다. 어느 날은 피크닉을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날 나는 다른 일이 있어 함께 갈 수가 없게 되어 내 대신 우리를 늘 돌보아 주시는 할아버지가 그녀를 데리고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녀는 일주일 전부터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 할아버지와 한차를 타고가면서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그는 아주 작은 일에도 염려를 심하게 하기 때문에 근심을 방지하는 '페슬'을 늘 복용해왔고 때로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무서워하기 때문에 환청 방지 약 '헤스페달'을 복용해 왔다. 그러다가 상태가 좋아져서 약을 많이 줄였고 운전면허도 도로 받게 되었다.

우리가 만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그저 들어주기만 하고 칭찬한 것 밖에 없는 데 그녀는 많이 회복되었다.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이야기하는 동안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맺혔던 한을 풀어주고 쌓였던 불만을 해결하며 응어리진 가슴을 쓸어주고 아물지 않은 상처가 치유되기도 한다. 이야기의 힘은 위로와 치료와 회복의 힘이다. 그녀도 이야기 하는 동안 스스로 조금씩 회복되는 자신을 보면서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잘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되었고 그 의지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느 듯 그녀는 나를 신뢰하게 되었다. 처음에 그녀는 칭찬하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의 매력적인 부분을 얘기해 주어도 내말을 믿지 않았다. "난 사랑스러운 여자가 아니에요." "나는 영리한 사람이 아닌데요."등등 그러나 지금은 칭찬을 하면 "정말이냐?"고 되묻는다. 지금은 그녀가 나의 친구가 되어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도우는 관계가 되었다. 나를 만나면 좋아하는 그녀를 볼 때마다 나는 삶의 보람을 느끼며 행복하다.

한편 똑같은 증세의 한 자매는 아직도 마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증세가 심하여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정신병자만 오는 이곳에 나를 왜 데려왔느냐?"고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말을 심하게 해서 가끔 당황할 때도 있다. 나는 조앤을 그녀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다. 내 말을 들은 조앤도 같은 처지에 있는 그녀에게 친구가 되어 도와주고 싶어 했다. 그러나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 그녀에게 소개할 길이 없어 지금도 기도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

상처 입은 자들을 도울 때는 이런저런 상식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슴깊은 사랑으로 그들의 처지를 잘 들어 주고 이해하며 참아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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