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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울과 함께 누운 사람들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2.05.11 22:40:27 조회:5098 추천:0 글쓴이IP:211.200.21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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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과 함께 누운 사람들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어두운 땅속, 로마의 카타콤을 방문하면서 우리는 숙연했고 그 후 한동안 침묵 속에서 지냈다. 그곳에서 만난 시신들의 영이 살아 있어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고’ 묻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면서 로마에서 참수를 당한 바울의 삶을 묵상하게 되었다.

바울은 신약시대의 가장 큰 인물로 뽑힐 만큼 그의 사역은 엄청나다. 그의 목숨을 걸고 주를 섬기는 모습은 우리의 머리를 숙이게 하고도 남는다. 그래서 바울을 닮고 싶은 많은 남성들은 Paul 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여성들은 Paula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지금의 터키 땅인 소아시아 동남쪽 길리기아 지방의 다소에서 태어났다. 다소는 대학의 도시이며 스토아학파의 철학자들을 많이 배출한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지였다. 그는 그곳에서 당시 최고의 한문을 익혔다. 태어나면서 부터 로마의 시민권 자였던 그는 예수를 만나기 전에 로마시민으로서의 권력을 행사하며 살았으나 예수를 만난 이후 그의 학문과 가문, 로마의 시민권까지도 배설물처럼 버렸다. 로마 시민은 함부로 체포할 수도 없고 매질할 수도 없었다. 더구나 십자가의 처형은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주님 때문에 체포당하고 모진 매를 맞아야 했다. 이 시점에서 나는 주를 위하여 무엇을 포기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바울은 유대인에 의해 박해를 받아 옥에 갇혔는데 나중에는 로마시민의 박해에 의해 옥에 갇히게 되었다. 박해가 본격적으로 심해지기 시작한 것은 AD 64년 ‘대 화재 사건’이 있었다. 당시 폭정을 하던 네로황제는 백성들의 불평을 피하기 위해 시가지에 불을 지르고 그리스도인들이 방화를 저질렀다고 뒤집어씌우는 바람에 로마시민들의 관심이 기독교인들에게 쏠리게 되었다. 게다가 성찬의식과 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형제, 자매라는 호칭에 대한 황당한 소문이 퍼지면서 기독교는 로마를 어지럽히는 새로운 종파로 인정되어 심한 박해가 시작 되었다. 이 박해를 견디다 못해 배교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를 피하여 지하묘지 카타콤으로 숨어든 사람들도 있었다. 그 사람들의 숫자가 엄청나다는 것을 카타콤의 넓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일부는 로마의 군인들에 의해 체포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모진 매와 창에 찔려 죽기도하고 불에 타 죽기도하였다. 과연 이런 상황이 나에게 주어졌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로마제국의 초기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타카투스는 그가 10살 때 목격했던 당시 화재사건을 기록으로 남겼는데 그에 의하면 짐승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다가 개들에게 물려 죽기도하였고 십자가에 매달려 있다가 불에 타 죽기도 했다고 한다. 정신이상자 네로는 그런 죽음을 구경거리로 즐겼다고 한다. 네로황제의 스승이자 유명한 사상가이며 문학가인 세네카는 그리스도인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나는 불꽃과 고문대 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은 신음소리도 내지 않았고 불평하지도 않았고 말대꾸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우리가 카타콤에 방문했을 때 그것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돌이 되어 누워 있는 시신들의 부분이 잘리어져 나가고 몸에는 창자국 칼자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굴 표정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우리로 하여금 감격의 눈물을 삼키게 했다. 그들은 이미 이세상사람이 아니지만 그들의 영은 살아서 우리들에게 말한다. ‘고난가운데서도 그리스도의 평안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그들의 고난으로 오늘의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당시 바울은 가택연금된 1차 감옥과는 달리 2차 감옥은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지하동굴감옥에 수감 되었다. 바울은 그곳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예감하며 영광스러운 죽음을 준비하였다. 네로의 광기는 더욱 심해졌고 견디다 못해 사람들은 신앙을 포기했고 데마도 세상을 사랑하여 떠났다. 바울이 처한 상황도 훨씬 어려워졌고 결국 참수형을 당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같은 시기에 감옥살이를 하던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고 바울과 함께 하던 마가도 알렉산드리아 교회를 섬기다가 순교당하고 많은 사람들이 주를 위하여 싸우다가 바울처럼 죽어갔다. 나도 바울과 함께 누운 사람들처럼 살수 없을까?

내가 어렸을 때 순교자라는 영화를 보면서 너무 무섭고 떨려서, 믿음이 약한 나는 곧 주님을 배신할 것만 같은 어리석은 생각에 ‘하나님 제발 제가 살아있는 동안 핍박의 시대가 오지 않게 해 주세요.’ 기도하던 기억이 났다. 그 철없던 기도 덕분에 이렇게 편안히 살아가고 있는 걸까? 부끄럽기도 하고 감사한 눈물이 핑 돌며 가슴이 저려오면서 나도 마지막 주어진 시간을 그들처럼 살다가 가야겠다는 야무진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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