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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글픔과 아름다움이 한곳에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1.09.21 13:55:16 조회:7688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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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전쟁미망인과 함께하는 시간(3) /서글픔과 아름다움이 한곳에

글쓴이:배임순 날짜: 2003.11.26

르완다 키부에 마을에서 집회를 하는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망인들의 힘들게 살아온 눈물겨운 이야기들을 들었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것은 이 세상 어디나 마찬 가지인가보다. 마지막 집회를 마치고 가난한 미망인들에게 염소를 전달했다. 크리스챤 라이프 원드미션 프론티어 에서는 우리가 후원한 기금으로 각 지역 미망인들에게 염소 100마리씩을 나누어주었다. 15불이면 한 마리를 사는데 그 염소 한 마리는 그들에게 큰 재산이 된다. 그 염소를 키워서 젖을 짜먹고 새끼를 낳으면 장에 대다 팔아 돈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을 전달할 때 불평을 없애기 위해 염소 목에 번호를 달고 그 번호를 제비뽑기하였다. 그런데 한 할머니가 신이 나서 번호를 보지도 않고 염소의 고삐를 잡고 나를 끌어안은 채 내 얼굴에다 그녀의 얼굴을 비비고 눈물콧물을 다 바르도록 좋아했다. 그런데 그 염소의 번호 임자가 나타나 염소를 뺏기자 금방 죽을상이 되었다. 염소를 찾아 주겠다고 잘 달랜 후 마지막 남은 것을 그녀에게 주었다. 그랬더니 다시 나를 끌어안고 좋아하였다. 15불 짜리 염소 한 마리로 그처럼 기뻐하는 여인들을 보면서 원래 쇼핑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이제 더 쇼핑을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프리카 여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기회가 되는대로 한국여성들과 나누고 싶다.

그리고 집회를 마친 저녁이면 동네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거리에서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무엇을 달라고 손을 내미는 것이 그들의 습관처럼 되어 있었다. 너무 가난해서 준다는 것은 아예 꿈도 못 꾸는 사람들 같았다. 처음에는 가슴이 아프고 부담이 되어 거리로 나갈 수가 없었다. 집이라는 것은 엉성한 나무를 세운 후 흙을 발랐으면 그나마 좋은 집에 속하고 어떤 집은 마른 나뭇잎들로 엮어 놓았다. 방안에는 흙바닥에 말린 바나나 잎을 깔고 지내며 부엌이 따로 없고 씻을 곳이라고는 아예 없었다. 불을 피우는 화덕이 밖에 있는 것으로 보아 식사준비는 바깥에서 하는 것 같았다. 거리의 아이들은 날 때부터 맨발로 걸어다닌 아이도 있어 세 살이라는데 발과 다리 피부가 마치 원숭이 피부 같았다. 이렇게 표현하기는 너무 가슴아프지만 그것이 사실이었다. 아이들의 옷은 다 헤어지고 어떤 아이들은 씻지 않아서 생긴 병인지 머리에는 혼통 피부병으로 덮혀 있었고 코밑이 헐어 있는 아이들이 많았다. 주식으로 쌀과 감자가 있는데 쌀은 알량미처럼 생긴 끈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날아서 밭으로 돌아갈 것같이 생겼지만 감자는 미국 것보다 맛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그것조차 배불리 먹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한국의 생멸치를 튀겨서 내놓은 것이 아주 고급 반찬에 속하고 소고기 조림은 튀겨서 그런지 질겨서 먹기에 힘이 들었다. 

거리에는 바나나를 머리에 이고 다니는 아줌마들이 보였는데 아마 팔러 가는 것 같았다. 매주 금요일마다 장이 서는데, 상인들이 대야나 상자에 팔 것들을 가지고 나와 지붕도 없는 뙤악볕, 흙바닥에 앉아 있었다. 양배추, 바나나, 옥수수, 파인애플, 감자 등이 보였고 이름 모를 야채들도 보였다. 신발가게에서 파는 신발은 미국에서 버리기에도 늦은 다 헐은 것들이며 옷들도 마찬가지였다. 장사꾼들 중에는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바나나를 파는 여인의 등에 업힌 아기는 얼마나 천진하고 예쁜지...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고 엄마 등에서 잠든 그 아기만 행복해 보였다. 

옛날 어린 시절, 외갓집에 갔다가 외할머니 따라 장에 갔던 생각이 났다. 장터에서 사 먹는 붕어빵은 정말 맛있었는데... 그곳에는 그런 것도 없었다. 내년에는 미망인들에게 빵 틀을 사주어 장터에서 빵을 구워 팔게 하면 인기가 있을 것 같다. 물론 돈이 없어 마음대로 사먹지도 못하겠지만... 장터의 이발관은 그래도 햇볕을 가리는 천막이 쳐져 있었다. 그들의 이발은 이발기계로 미는 전부였다. 그것도 돈이 없어 자주 밀지도 못하지만 그들의 머리카락은 잘 자라지도 않아 자주 밀 필요도 없다. 장터를 한바퀴 돌아오는 약 한 시간 동안에 하얀 와이샤스가 먼지로 인해 황토색으로 변해버렸다,  

그곳을 빠져 나와 한참 걷다보니 아스팔트가 나왔다. 영국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이란다. 왼쪽으로 호수를 끼고 오른쪽 동산에는 염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낙조가 깔릴 무렵, 호수의 경치가 정말 아름다웠다. 만가지 아픔을 가슴에 안고도 말없이 찾는 이들을 위로 해주는 평화로운 호수!... 아프리카인들은 이 평화로움 마저 누릴 마음의 여유가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욱 서글펐다. 호숫가에는 잘 지어진 Hotel이 있었다. 영국 장로교단에서 지어 운영하는 것이란다. 그곳에는 주로 유럽에서 여행 온 사람들이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불과 30분 거리를 사이에 두고 천국과 지옥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람이 "어떤 땅에 사느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떤 의식을 가지고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면 그들의 의식을 일깨워주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 아닌가 싶다. 이번 여성세미나의 주제가 "풍요로운 삶"이었다. 물론 그들에게는 물질을 이용 할 줄 아는 지혜까지도 포함되어야 하겠지만....  

우리의 환경이 어떠하든지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면 하나님은 먼저 우리의 의지를 받으시고 축복하시리라 믿는다. 그 축복이란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고치고 그리고 물질을 포함한, 그리고 그 물질을 초월한 참 평안과 기쁨을 누리는 영원한 안식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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