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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뫼 섬의 꿈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1.09.21 15:43:19 조회:9193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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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뫼 섬의 꿈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0.11.17

  내가 나환자를 만났던 ‘고뫼 섬’(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는 섬)은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영원히 머무르고 싶은 곳이었다. 나는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매일 아침 동이 트기 전에 호숫가로 나갔다. 아직 어둠이 사라지기 전에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호수로 향하는 발길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복되다 싶을 만큼 나로 하여 그 날 하루를 위한 기대에 차게 했다. 찬송을 부르며 맞이하는 호숫가의 아침, 멀리 수평선 위로 피어오르는 아침햇살의 황홀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 맑고 고운 빛을 한 몸에 맞으며 배에서 그물을 챙기는 어부들은 더 없이 행복해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엔, 한 청년이 다가와서 서투른 영어로 일 달러를 내면 배를 태워주겠다고 제의를 해 왔다. 나는 일 달러를 내고 배를 탔다. 호수 가운데 깊은 곳으로 향할수록 이곳의 아침은 더욱 아름답게 피어올랐다. 이후로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매일 아침 나를 따라다니며 돈을 주면 배를 태워주겠다고 조르는 바람에 호숫가로 나갈 수가 없었다. 하긴 거리에서도 무중구(외국인)만 보면 돈을 달라고 손 내밀기가 일쑤다. 그 아름다운 섬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 무뢰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가난이 이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생각하니 한편은 마음이 아팠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며 병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했다. 병원이라고는 아예 없고 약방도 없어 병에 걸리면 그대로 속절없이 죽어가야만 한다. 거리는 온통 모래와 먼지투성이며, 아이들은 모두 맨발로 내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다. 잠시 그들과 함께 지내다가 한적한 곳을 찾았다. 바나나 숲을 지나 고개를 넘어 서니 넓은 호수의 파도에 씻긴 바위들이 즐비해 있고 그곳에 물새들이 놀고 있었다. 바위에 걸터앉은 나는 호수의 파도를 보며 문득 사도 바울을 생각했다. 

사도바울은 복음을 전하다가 붙들려 가이사랴에서 로마로 호송되는 도중에 풍랑을 만났다. 그 바다가 아드리다바다인데 지금 이탈리아와 아프리카 사이에 있는 바다를 고대인들은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그 바다에서 14일간 풍랑가운데 헤매다가 겨우 생명을 구원한 곳이 멜레데 섬이었다. 그는 그 섬에 표류되어 3개월을 지내게 되었다. 바울은 섬사람들이 피워준 불가에서 나뭇가지를 한 아름 모아다가 불에 넣자 뜨거운 기운 때문에 독사가 한 마리 튀어나와서 손에 달라붙었다. 바울은 그 뱀을 불속에 떨어 버렸다. 보통사람들은 그 뱀에 물리면 당연히 죽어 갔기에 그것을 본 섬사람들은 그도 살이 부어오르거나 죽을 거라고 생각 했다. 그러나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은 것을 보고 그를 신이라고 생각했다. 그 연유로 토 열병과 이질에 걸려 병석에 누워있는 토인 추장의 아버지를 위해 바울은 기도하고 안수하여 낫게 해 주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자 그 섬에서 병을 앓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찾아와서 고침을 받았다는 사도행전의 이야기가 실감 있게 나를 사로잡았다.  

나도 사도바울처럼 그렇게 환자들의 병을 고쳐줄 수는 없을까? 토인들의 병을 고쳐준 바울처럼 흑인들의 병을 고쳐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되면 이 섬에 병원과 약국이 없어도 평화롭게 살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하면 이들을 이 가난과 질병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나는 한참 그 생각에 잠겼다가 이 섬에 아름다운 휴식공간을 만들어 외부사람들이 들어와 즐기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꼬리를 이었다. 탄쟈니아 본토는 세계에서 야생동물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그래서 자연공원도 많이 있다. 내가 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 때만 해도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자연공원으로 구경 가는 사람들이었다. 탄자니아의 항구도시 무완자에서 세렝케티(Serengeti)자연공원까지는 한시간정도 차를 타면 갈수 있고 이곳 마이소매 섬까지는 배로 여섯시간 걸리는데 이 보다 좀 나은 배를 만들어서 여행시간을 두 시간 반 정도로 줄이면 자연공원을 둘러오는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섬에서 하룻저녁 쉬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이곳 사람들에게는 일자리가 생기고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사람은 돈을 벌수 있고 관광객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서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곳 사람들은 샘을 팔 줄 몰라서 호수 물을 그대로 퍼서 사용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월드미션프론티어'에서 이 섬에 우물을 파고 교회를 세울 계획을 하고 있다. 빅토리아호수에 의료선을 띄우게 되면 ‘고뫼섬’은 지금 같은 가난과 질병을 면할 뿐 아니라 앞으로 훌륭한 관광지가 될 가능성도 보인다. 머지않아 고뫼섬의 꿈이 이루어져 아름다운경치에 걸 맞는 복된 가나안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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