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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기치 못한 선물, 이디오피아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1.12.09 22:43:02 조회:8417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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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선물, 이디오피아

한 여름의 사역을 마치고 이제 미국으로 돌아오는 날이다. 늘 돌아올 때는 좀 더 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안고 돌아오게 된다. 어두침침한 우간다의 공항에 들어선 나는 그 아쉬움에 사로잡혀 아프리카의 까만 얼굴들을 떠 올리고 있는데 비행기가 연착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전기불까지 나가는 바람에 그렇찮아도 어두컴컴하던 공항은 이제 캄캄해졌다.

공항직원들은 전등을 꺼내어 승객들을 도우려고 애를 썼다. 그들의 성의에는 아랑곳없이 한 달 동안 쌓였던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비행기를 탈수 있는 원주민들은 아프리카의 상류층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공항 바닥에 이리저리 쓰러져 누워 자리를 잡았다. 아프리카에 드나 든지 10년에 접어드는데도 아직 그들과 함께 공항 바닥에 드러누울 정도로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또 한 번 발견하게 되고, 그런 나 자신과 이 모든 환경들이 나를 더 피곤하게 하여 짜증스러웠다. 아프리카에 처음 도착하여 원주민들의 특유의 몸 냄새에 현기증을 일으키던 기억이 새로웠다. 비행기 시간이 5시간쯤 연착되면서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 피곤은 점점 더 해만 갔다. 드디어 비행기를 탔다. 한 밤중이 되어서야 미국으로가는 비행기가 경유하는 이디오피아에 도착했다. 미국행 비행기가 이미 출발한 상태라 우리는 이디오피아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했다. 그래도 이름하여 호텔인지라 따뜻한 물이 나오는 것이 마치 천국 같았다. 한 달 만에 샤워다운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햇살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나는 이디오피아를 경유할 때 마다 언젠가는 이곳에 내려서 시가지를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마도 성경에 나오는 에디오피아의 내시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왕의 모든 국고를 맡은 큰 권세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리고 에디오피아 사람이므로 그 당시로 얘기하면 유대인 아닌 이방 사람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그토록 성경에 대해서 알고 싶어 했던 사람이었다. 짐작컨대 그는 이디오피아의 기독교에 큰 기둥이 되었을 것이다. 어차피 밤 비행기를 타야하는 나는 낮 동안에 그 나라의 수도인 ‘아디스아바바’ 시내를 둘러보았다. 그제서야 이것이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은 예기치 못한 선물인 이디오피아 여행이 되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나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은 또 한 번의 비행기 연착을 통하여 좋은 선물을 준비해 주신 것이다. 어제 짜증을 냈던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새로운 선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어우러져 행복하기까지 했다.

나는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아디스아바바’ 시내의 거리를 활보했다. 역시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였다. 지저분한 거리에 외국인만 보면 돈 달라는 걸인들, 다 낡아 덜컹대며 매연을 뿜는 고물차들, 바구니에 먹을 것을 들고 다니며 파는 상인들, 정말 구질구질했다. 그러나 ‘아디스아바바 대학’에는 역시 꿈이 있는 대학생들, 젊은이들의 세계는 달랐다. 이 대학은 원래 황제들이 살던 궁전이었는데, 왕제도가 폐지되고 대통령이 국가의 원수가 되면서 대학교 건물로 전환된 곳이었다. 오래된 건물이라 약간은 초라하지만 고풍의 멋이 살려진 역사적인 건물이었다. 나는 학교교정의 벤치에서 책을 읽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이디오피아의 미래를 책임질 능력을 달라고 하는 바램이 간절했다. 가난한 이 나라, 부패한 이 땅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젊은이들이 되기를 바라는 바램이었다.

학교 근처의 박물관에 들어갔다.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은 마지막 황제인 ‘하일레 셀라시에 1세’가 앉았다고 하는 금으로 만든 의자였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그 의자를 보면 그의 생활이 얼마나 화려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화려한 생활과 독재로 인하여 군중들에게 인심을 잃어 학살당한 그는 1975 8월28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별명은 ‘비운의 마지막 황제’, 혹은 ‘사랑받지 못한 마지막 황제’로 남아 있었다.

에티오피아의 종교는 정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에티오피아의 크리스천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성경에 나오는 시바 여왕이 솔로몬 왕과 지혜겨루기에서 져 그 사이에서 얻은 아들 메넬리크 1세가 에티오피아의 초대 황제가 되었다. 이 나라는 4세기 무렵 기독교를 국교로 정한 후 지금까지 기독교 국가로 남아 있고 전 국민의 반 정도가 아직도 기독교 신자이다. 위치는 배를 타고 홍해를 거슬러 항해하면 요르단까지 갈 수 있는 거리이며 거기서 육로로 예루살렘은 먼 거리가 아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고원은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의 원산지이기도 하다.

늘 돌아보고 싶어 했던 이 역사적인 나라 이디오피아는 생각보다 지저분하고 낡았지만 그 꿈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예기치 못한 하나님의 산물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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