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내적 아름다움을 위하여
도르가의 이야기
아프리카 이야기
수강신청
 > 아름다운 공동체 > 아프리카 이야기
LIST DETAIL GALLERY VOTE MODIFY DELETE  
제목: 나의 엄마가 되어주세요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1.09.21 14:18:29 조회:8407 추천:0 글쓴이IP:
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나의 엄마가 되어주세요

글쓴이:배임순 날짜: 2006.12.05

르완다 전쟁미망인 내적치유사역이 계기가 되어 아프리카에 발을 디딘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 년째가 되었다. 이젠 제법 낯익은 원주민들도 생기고 그곳 생활에 익숙해지기도 했다. 특히 우간다 선교센터는 해마다 (지역)사역이 시작될 때 모이고 사역이 끝날 때 다시 그곳에 모이는 관계로 다른 곳보다 더 익숙해진 것 같다. 그래서 친구도 많고 이것저것 부탁해 오는 사람들도 많다. 만날 때마다 어려운 사정이야기를 하면서 돈을 달라는 목사님도 계시고 신발을 달라는 사람, 자기 몫을 받고도 노트를 더 달라는 사람, 미국에 데려가 달라는 낯익은 청년들, 다 낡은 휠체어에 환자를 태우고 와서 병을 고쳐 달라는 사람, 가지가지다. 처음엔 이들이 얼마나 불쌍하든지 무능력한 나 자신이 미워지고 가슴이 아파 밥맛도 없어지고 잠도 오지 않았다. 그런데 날이 가면서 이 일로 인하여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기도로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법을 배웠다.  

나는 그곳에서 자기의 엄마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당황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눈여겨보던 루시라는 11살이 소녀였다. 우리는 일 년에 한 번씩 만나지만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가족처럼 정이 들었다. 그녀는 언제나 말끔하게 교복을 입고 다녔다. 월드미션 프론티어에서 세운 학교의 학생인 그녀는 학교에서 나누어준 교복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그 옷을 벗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는 목소리도 아름답다. 그곳에서는 합창을 할 때 악기를 사용하여 반주를 하는 대신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선창을 한다. 그리고 나머지 단원들이 따라서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와 춤 재주가 뛰어난 그녀는 합창단에서 늘 선창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럴 때마다 내게 눈길을 주며 활짝 웃어 보이는 그녀가 어찌나 예쁜지, 그리고 영어도 곧 잘 해서 나를 볼 때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와 마치 딸이 엄마에게 조잘거리듯 영어로 소곤소곤 얘기를 해 주곤 했다. 그럴 땐 내 어깨에 기대기를 좋아하는 그녀를 내 딸처럼 가슴에 꼭 안아주었다. 

그런데 하루는 느닷없이 "엄마! Be my mam, please! yea!( 엄마! 나의 엄마가 되어주세요. 부탁이에요. 네!)" 하며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지금까지 숱하게 부탁을 들으면서도 이런 부탁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다. 한국말로 엄마라고 부르며 간절하게 부탁하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 가슴속에서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가는 곳마다 엄마가 필요한 수많은 불쌍한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는데 나는 이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가 된다는 것이 죄를 짓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위해 자식을 버리기도 하여 고아 아닌 고아가 생기기도하고 너무 가난해서 아이들을 길거리에 버리기도 한다니, 나만 해도 내 아이들에게 제대로 엄마노릇 못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을 키울 때는 최선을 다하느라고 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이 너무 많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 것이 그저 내 입장에서의 최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아이들이 잘 자라주었기에 망정이지! 내 아이들에게도 어미노릇 제대로 못한 내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아래로 동생이 넷이 있는 데 그들은 이 센터와는 멀리 떨어진 동네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고 그녀만 월드미션 프론티어 선교센터에서 세운 학교 기숙사에 와서 공부를 하고 있다. 영리하고 붙임성도 좋은 그녀는 현지 선생님에게서도 사랑을 받고 있었다. 집이 너무나 가난해서 집에 가면 먹을 것도 없고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는 그녀는 학교기숙사에 있는 것이 훨씬 좋다고 했다. 기숙사에 있으면 적어도 끼니를 굶지는 않으니까,

남편이 없는 그녀의 엄마는 남의 농장에서 바나나를 받아 장에 내다 팔아 그 수익금으로 가족의 생계를 가까스로 이어가는 모양이었다. 루시는 이 선교센터와 관련되면서 예수를 믿게 되고 학교도 다니게 되어 하나님의 딸이 된 축복받은 소녀다. 설상 그녀의 엄마가 되어 준다하더라도 기도 밖에 할 수 없는 나는 내년에 다시 만날 그녀의 앞길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더 나은 장래를 기대하며 하나님께 엎드릴 뿐이다.

LIST DETAIL GALLERY VOTE MODIFY DELETE  


 
글쓴이제목내용
전체글:192  방문수:1038414
RELOAD VIEW DEL DETAIL GALLERY
32 변화된 모습의 르완다     배임순2011.09.218599 
31 먼동 트는 아프리카     배임순2011.09.218016 
30 아름다운 아프리카     배임순2011.09.217979 
29 병석에서 깨달은 은혜     배임순2011.09.218023 
28 아프리카 복음화에 주력    배임순2011.09.218307 
27 아름다운 아프리카     배임순2011.09.218113 
26 미련한 것 불러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배임순2011.09.218060 
25 거리의 천사 엘리사     배임순2011.09.218585 
24 나의 엄마가 되어주세요    배임순2011.09.218407 
23 아프리카 봉재학교     배임순2011.09.218122 
22 마사이 마을 사람들     배임순2011.09.218287 
21 그분께서 하시는 일     배임순2011.09.218614 
20 아프리카의 나이팅게일     배임순2011.09.217950 
19 춤추는 천사들     배임순2011.09.218560 
18 세상에서 제일 예쁜 눈을 가진 아이들     배임순2011.09.218722 
17 무완자의 주일     배임순2011.09.218443 
16 아프리카의 디오게네스     배임순2011.09.218192 
15 빅토리아 호수에서 퍼 올린 신비     배임순2011.09.218089 
14 던지지 마세요     배임순2011.09.218294 
13 아프리카여인을 위한 기도회를 마치고     배임순2011.09.218797 
RELOAD VIEW DEL DETAIL GALLERY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