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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에서 제일 예쁜 눈을 가진 아이들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1.09.21 14:09:39 조회:8744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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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예쁜 눈을 가진 아이들

글쓴이:배임순 날짜: 2006.04.18

우간다에서 사역을 하려면 우간다의 앤테베 공항에서 내려 수도인 캄팔라를 지나 센터로 가야한다. 캄팔라에 창녀들이 거리를 두리번거리고 먼지 속에서 아우성치는 장사꾼들의 아귀다툼하는 모습들! 이 광경은 기가 막히다 못해 속이 뒤틀린다. 나는 언제나 이쯤에서 멀미를 시작한다. 공항에서 한 시간 쯤 험한 길을 달려오기도 했지만 그 역겨운 모습들을 견디기 힘들어서인 것 같다. 여기서부터 절실하게 하나님을 부르며 사역지로 향해가야만 한다.

그곳에서 40분쯤 떨어진 시골에 세워진 신학교 교실이 여름 한철은 단기선교단들의 기숙사가 된다. 우리는 이곳을 센터라고 부른다. 학교 강의실에서 세미나가 열릴 때는 덜덜대는 차를 타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절약되어 여러가지로 편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세미나를 마치면 토요일에는 으레 고아원에서 사는 아이들을 찾아간다. 그날도 고아원으로 갔는데 40명 남짓한 아이들이 옹기종기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이 많은 아이들이 조그만 움막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먹지 못해 앙상하게 뼈만 남은 아이들은 배만 볼록하게 나와 있었다. 피부병을 가진 아이들도 많았다. 그 중에 눈이 예쁜 한 여자아이가 나를 울려다보며 손을 잡았다. 코밑엔 콧물에 먼지가 덕지덕지 말라붙어 있어도 반짝이는 눈은 사슴처럼 아름다웠다. 사실 아프리카 아이들은 모두다 눈이 예쁘고 천진하여 천사 같다. 그 아이를 안고 집으로 데려오고 싶었다. 미국에 데려와서 깨끗하게 씻기고 예쁜 옷을 입히면 인형 같을 거야! 미국에 사는 우리 모두가 이 아이들 한명씩만 데려다 키우면 문제는 많이 해결 될 텐데... 나는 이런 생각들을 자주 한다. 아프리카에서 사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서 까지 그 아이들 얼굴이 어른거렸다.  

나는 미국에서도 흑인아이들을 볼 때마다 아프리카에 있는 아이들 생각이 난다. 미국 땅에도 많은 흑인 아이들이 버려져 있다. 엄마가 마약을 하거나 교도소에 가는 경우,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 때 아이들은 버려지고 만다. 그 아이들을 DYFS에 모아놓고 돌 봐 줄 사람을 찾는다. 내가 아프리카 아이들을 좋아하는 줄을 아는 한 미국 친구가 그 아이들을 소개해 주었다. 마땅히 내가 그 아이들을 데려다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기 위해 거의 3개월 동안 교육을 받고 아이들이 있을 방에 예쁜 커텐도 달고 모든 준비를 했지만 그때는 남의 집에 세 들어 살았기에 주인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 새집을 장만하고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그 눈이 예쁜 흑인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는 일이였다. 그들을 위해 방도 꾸미고 이것저것 준비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데려다 씻겨주고 머리도 빗기고 예쁜 옷을 입혀 학교에 데려다 줄 생각을 하면서 혼자 행복했다. 그 눈이 예쁜 아이들과 밥상에 들러 앉아 함께 밥을 먹고 얘기를 들어주고 재미있게 지낼 생각으로 한동안 신이 났다. 그런데 주위사람들 모두가 그 일을 반대했다. "그렇잖아도 이것저것 바빠서 시간이 없는데 아이들을 어떻게 돌볼 수 있겠냐?"고 나를 생각하고 걱정해서 모두들 말렸다. 처음에 나는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그들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그 아이들을 꼭 데려다 키우고 싶은 것은 내 아이들을 키울 때 정성을 다하지 못한 보상심리가 작용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거나 나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릴 수 없어 그들의 말을 듣기로 했다. 그렇게 결심했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마치 내 아이를 길에다 버려두고 잠자리에 드는 엄마의 마음 같아 며칠을 두고 울었다. 또 다시 아프리카 고아원에서 내손을 잡던 여자아이가 생각나 가슴이 아팠다. 그런데 날이 가면서 그것은 내 감정에 불과 했고 어쩌면 그 아이들을 데려다가 오히려 상처를 입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자라온 환경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내가 그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단 말인가? 먹여주고 입혀 줄 수는 있겠지! 그리고 예쁘게 돌봐 줄 수는 있겠지! 그러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보다 더 큰 엄마의 사랑인데... 내가 엄마를 대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을 달래갔다. 물론 그 아이들은 엄마가 없는 아이들이다. 그러나 우린 피부색도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달라서 아이들이 잘 적응해 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이제야 들게 된 것이다.  

나는 인성유형중 가장 감정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남보다 더 외로워 하기도하고 남보다 더 행복해 하기도 한다. 그리고 내 마음에 그 사람이 불쌍하다고 생각되면 꼭 도와주고 싶어 한다. 그것은 그 사람에 상관없이 내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때로는 나의 감정과 하나님의 뜻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나는 내 감정이 내 삶의 대부분을 가로 막아 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때가 많았다. 내 삶이 내 감정대로 되지 않아 말이 막히고 깊은 수렁에 빠졌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나의 감정과 나 사이의 틈새를 가르는 훈련을 나름대로 받아왔다. 지금은 나의 감정에 사로 잡혀있을 때 누가 지적해 주면 자다가 놀란 사람처럼 정신이 들기도 한다. 이런 나를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깨우는 동역자들을 주셨다. 그들을 통하여 정신이 든 후에야 그 일은 하나님께 맡기고 마음을 접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눈을 가진 그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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