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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빅토리아 호수에서 퍼 올린 신비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1.09.21 15:25:36 조회:8773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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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호수에서 퍼 올린 신비

글쓴이:상담센터 날짜: 2010.07.01

탄자니아의 빅토리아호수 가운데 있는 ‘고뫼섬’에서 사역을 마치고 밤배를 타고 무완자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객실에는 생선 비린내와 아프리카사람들의 특이한 냄새가 뒤섞인 괴괴한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아프리카승객들은 바닥에 이리저리 누워서 자고 있었고 알아들을 수도 없는 TV 소리는 밤새도록 떠들어 댔다. 어디서 날라 왔는지 수은등 주위에는 죽음을 앞둔 온갖 벌레들이 삶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여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수은 등에 부딪쳐 시체가 된 벌레들은 바닥에 떨어져 먼지처럼 싸여져 갔다. 이 모든 것들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차라리 갑판에 나가 밤새도록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자!” 작정하고 이층 갑판으로 나갔다. 빅토리아 호수의 밤하늘은 맑고 깨끗해서 은하수가 물 흐르듯 하고 희미한 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았다. 나는 언젠가, 천체 연구에 관심이 많은 고향 친구에게서 들은 별들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이 별빛은 백 만 년 전부터 10억 년 전에 지나간 별들이며 전체별의 숫자는 200 billion billion 가장 큰 별의 크기는 지구와 해 사이 공간보다 더 큰 태양의 약 1000배나 된다고 한다. 별의 평균크기는 태양의 크기이며 지구의 약 100배라고 한다. 천체에는 은하계(Milky Way)가 수 십 억 개 이상 있으며 우리가 육안으로 보는 은하계 별빛은 빛의 속도로도 200,000만 년 전의 것이라고 한다.  


그 엄청난 것들을 바라보고 있는 나는 그것들에 비하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내가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무한한 우주 속에 먼지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는 나’ 인 것을, 그 많은 천체 중의 하나인 지구촌 그것도 그 지구의 한 모퉁이 조그만 나라 한국 땅에서 태어나 그 반대편 미국 땅에서 살다가, 지금은 아프리카 빅토리아 호수의 한 가운데서 밤하늘을 보며 나를 만드신 그분을 생각한다. “이 미세한 나에게 이 엄청난 것들을 보게 하시고 느끼게 하신 그분이 나를 만들었기에 내가 이 지구촌 어디에 있더라도 나를 기억하시고 섭리하시며 감찰하신다.”고 생각하니 이 순간에 우주를 나에게 주신 그 분 앞에 내가 더 없이 귀한 존재로 느껴졌다.  


하늘은 여전히 나의소녀시절, 외갓집에서 보던 그 맑은 하늘이었다. 어스름한 달빛이 신비스럽게 드리워진 하늘은 호수와 맞닿았다. 어디가 호수의 끝이며 어디가 하늘가 인지 알 수 없는 밤이다. 밤과 하늘과 거대한 호수의 신비가 나를 감싸 안았다. 호수는 너무 넓어 바다처럼 느껴졌다. 나는 바다에 관계되는 모든 것을 좋아한다.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이는 큰 팔을 벌려 나를 쓸어 갈 것 같은 무한한 광대함과 사랑의 꿈을 꾸게 하는 신비가 한데 어우러져 나를 숙연케 한다. 바다 속에 들어가 파도를 탈 때면 큰 파도를 넘어서서 뒤돌아보며 물속에서 깊은 승리감을 느낀다. 마치 인생의 한 고비를 넘긴 노련한 도인처럼... 그리고 바닷가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면 나는 금방 시인이 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도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 제일 좋아하는 경치도 바다를 꼽는다. 내가 어렸을 때 어렴풋이 외워둔 시도 또한 바다를 노래하였다. 


쥬르 쉬뻬르비엘의 ‘미지의 바다’란 시 한편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아무도 보고 있는 이 없을 때, /우리들과 똑같은 것이 된다./딴 어족이 살고/ 딴 파도가 일어선다./그것은 바다를 위한 바다/ 지금 내가 하고 있듯이/꿈을 꾸는 사람의 바다가 된다. 


이 밤 그지없이 넓어 황량한 바다처럼 느껴지는 빅토리아 호수와 하늘과 온 우주는 나의 것이 되었다. 모든 것은 꿈꾸는 자의 것이므로... 나는 바다에서 꿈을 꾸며, 바다에서 시인이 되고, 바닷가에서는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한다. 생활인으로서는 약하지만 정신은 귀족 같은 착각에 빠지기를 잘하는 나는 바다를 사랑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바다에서만은 아무것도 가지고 싶지 않아 한줌바람으로도 행복한 사람이 된다. 나는 늘 추상의 삶을 살면서 약하고 슬프고 고통에의 민감성 때문에 절망의 바닥에 엎드릴 때, ‘나’와 ‘나’ 사이의 거리감을 극복하기 위해 한 없이 고독에 빠져있을 때도 내 영혼의 맑음을 지켜주는 것 또한 바다이다. 내가 너무 작아 바다는 더 커 보이고 그래서 오히려 작은 나는 그분의 품 안에서 평안을 누린다. 


내가 이 우주의 위엄 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먼데 호숫가로 동이 터오고 이른 새벽에 배는 항구에 닿았다. 새벽을 가르며 나서는 승객들은 희망에 차있었다. 새로운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사람들이었다. 주님도 새벽을 깨워 미명에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셨고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승리로 이끌어 간다.


그 깊은 호수에서 퍼 올린 꿈들을 아프리카의 메마른 대지에 뿌리려고 나가는 발길들을 따라 우리도 함께 나섰다. 이제 우리도 털털대는 버스에 몸을 싣고 탄쟈니아의 항구도시 무완자에서의 사역을 꿈꾸며 새벽먼지 속을 달린다. 



[시]빅토리아 호수에서 만난 그대  


저 멀리

빅토리아 호수 가운데

아스라한 그대 얼굴  


다가온

모습 들여다보면

그대는 금방

눈물 되고

나는 그대의 눈물이 되어

시린 가슴사이로 흐른다.

서럽도록 아름다운 별이 되어  


호수 가에서 만난

문둥병 여인의 눈동자에도

그대의 눈물이 있어

하늘만큼이나 넓은 가슴에

모양도 없이 안기우고  


문둥병 여인의 가슴에

그대의 피 자국

그대의 입김은

나의 영혼에

생명의 숨결로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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