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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운 고마섬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1.09.21 15:22:13 조회:8685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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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고마섬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0.03.29


아름다움과 서러움이 한곳에 어린 고마섬, 빅토리아 호수가운데 자리 잡은 이 섬은 아프리카에서도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섬이다. 해마다 여름이 가까워 오면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고마섬을 그리워하게 된다. 다 찢어진 옷에 맨발로 다니다가 우리를 만나면 “무중구 실링기”하면서 돈 달라고 따라다니던 아이들, 새벽이면 동이 터 오르는 호숫가에서 배를 정리하는 어부들, 곳곳에 생선을 말리는 비린내조차 그립다. 시간을 잘 맞추기 만하면 탄자니아 무완자에서 밤배를 타고 밤하늘을 보다가 몇 번 졸고 나면 아침에 도착하는 아름다운 섬이다. 그러나 그 배가 이틀에 한번 있어서 버스를 타게 되면 버스와 배를 교대로 갈아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게다가 가는 길이 험해서 차가 가다가 서는 일은 거의 한 시간 간격이며 꼭 멀미를 해야 했던 곳이다. 세숫물에서 거머리가 나와 기절할 뻔 한곳도 이곳이며 빈대와 벼룩이 유난히 버글거리고 모기가 윙윙대는 소리도 이곳이 가장 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섬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곳의 경치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곳에서 만난인연들 때문인 것 같다. 가는 길이 험난하다보니 길목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많았고 동행하는 사람들도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 좋은 인연이 되었다. 


험한 산골짜기로 오를 때마다 덜컹대는 고물차는 서게 마련인데 그대마다 한 번도 불평없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듯 그 차를 고치는 젊은이들은 외국 사람인 우리를 차에 태운 것이 신나는 모양이다. 물론 그 차는 미국에서는 폐차장에서도 보기 힘든 거의 다 망가진 수준이다. 덜덜거리는 차로 얼마쯤 육지를 달리면 호수를 건너야하는 데 발전기를 돌려서 가동하는 배는 금방이라도 물에 빠질 것만 같다. 발전기 돌리는 소리가 얼마나 요란한지 천지를 진동시키는 데도 그 가운데서 알아듣지 못하는 자기들 말로 열심히 얘기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표정은 원시의 순순함 그대로여서 물질문명이 발달한 세상에 살면서 때가 묻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우리는 갈 때마다 아이들에게 샌들을 사서 신기는데 그곳에서는 조그마한 가게들이 몇 개 있어도 샌들을 다 팔고 나면 나중에 팔게 없다고 안 팔기도하고 물건을 많이 사면 계산이 어려워서 물건을 팔지 않는 곳도 이곳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대부분 순수하지만 이곳사람들은 더 순수하고 단순하다. 이 조그마한 섬에서 한 번도 육지에 나가보지도 않고 생을 마치는 사람들도 허다하다고 한다. 나환자에스더 자매도 이곳에서 만났고 어부들에게 몸을 팔아 아프리카 사람답지 않게 치장하고 사는 아시마도 이곳 여인이다. 그들은 우리를 만나 예수님을 알게 되었고 월드미션 프론티어에서 세워놓은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어 우리들에게는 보람인 사람들이다. 지금은 약간 달라졌지만 우리가 처음 그곳에 갔을 때는 차를 보기도 힘이 들었고 병원도 약국도 없는 곳이었다. 다른 도시보다 뛰어난 것은 왁자지껄한 술집이 곳곳에 있는데 이것은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이곳에서 밤을 지내기 때문이란다. 


복음은 각 곳에서 열매를 맺어 결신자들이 생겨나고 우리의 사랑도 열매를 맺어 예배당도 곳곳에 세워지고 재봉틀을 후원한 분들에 의해 봉재학교도 운영되고 있다. 더욱 보람 된 것은 가난한 ‘도르가의 집’을 통하여 나환자 에스더자매의 집이 세워졌다는 사실이다. 이따금 아프리카를 도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 흐뭇하다.


고마의 열악한 환경이 우리를 서글프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정경 속에서 순수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 이번 여름엔 뉴저지 일행과 함께 밤배를 타고 빅토리아 호수를 건너 그곳에 다녀오게 된다는 사실에 마음 설레며 나는 지금도 그들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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