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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처음 아프리카에 발을 딛던 날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3.03.06 07:18:58 조회:7544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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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프리카에 발을 딛던 날

내가 처음 아프리카에 발을 딛던 날은 11년 전 7월 크리스찬라이프선교단원이 되어 아프리카전쟁미망인내적치유사역을 위하여 아프리카로 향하한 것이었다. 이일을 위하여 시화전을 하고 그 시화전을 통하여 모아진 기금으로 르완다, 콩고 등 아프리카의 내전 지역을 찾아가 전쟁미망인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고,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여성 치유사역을 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다.  

병원이 있어도 약이 없어 죽어 가는 그들을 위하여 약을 구하고 강의시간에 나누어 줄 노트와 볼펜, 사탕 등을 준비하여 정량이 넘는 큰 가방 두 개와 기내에 들고 갈 가방, 그리고 멜 가방을 준비하였다. 정량이 넘어 당연히 벌금을 물게 생겼다.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로 가려면 뉴왁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영국을 거쳐야 하는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전에 일하던 Vergin Atlantic Air line 메니져가 나를 보더니 반가 와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 아프리카 전쟁미망인을 도우러 간다고 했더니 “너는 여전히 천사구나”하면서 전에도 늘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메니저는 나를 도와주려고 애를 썼다. first class line으로 데리고 가더니 짐의 용량을 보지도 않고 가방 세 개를 다 부쳐주고 좌석도 일등석을 내주었다. 무슨 일에나 대담하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나에게 출발부터 하나님은 용기를 더하시기로 작정하셨나보다. 나는 당당한 일등석 손님이 되어 그들만 들어가는 Lounge 에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스윗치만 누르면 침대가 되는 의자에서 한잠을 자고 런던까지 잘 도착하여! ! 켈리포니아에서 오는 단원 몇 사람을 만났다.  

이렇게 멋지게 시작된 아프리카여행은 그 다음이 문제였다. 아프리카 나이로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옆자리에 아프리카 남자가 앉았는데 냄새와 소리에 민감한 나는 그 냄새를 견딜 수가 없어서 구토를 몇 번이나 했다. 비행기도 영국비행기에 비하면 형편없었다. 처음부터 3주 동안 먹지 못하고, 씻지 못하고, 화장실 사용도 제대로 못하고 더운 날씨를 견딜 각오로 떠났으나 이 냄새까지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그들을 도우러 나선 몸이 이 정도의 냄새를 견디지 못하다니... 참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내 모습이 미워지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없어졌다. 사탄은 나를 한없이 조롱했다. “그래! 역시 너는 어쩔 수 없어! 네 자신 하나도 가누지 못하면서 누구를 도우겠다고 나서는 거야!. 원래 몸이 약한 너는 그곳에서 냄새에 질려 쓰러지고 말거야!”라고  

먹은 것은 다 토해내고 힘이 빠질 대로 빠졌다. 마음도 덩달아 점점 더 약해져 갔다. 나중에는 영어를 잘 못하는 것과 메시지를 잘 준비하지 못한 것들을 이용하여 사탄은 기를 죽였다. 8시간 반, 사탄에게 시달리는 동안, 비행기는 케냐의 나이로비 공항에 착륙했고 그곳에서 일행과 함께 네 시간을 보내고 다시 르완다의 키갈리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키갈리 공항에 도착하자 그곳 원주민교회 목사님과 여성지도자가 나와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공항에서 덜덜대는 밴에 몸을 싣고 5분쯤 나갔을 때 황토색 먼지가 바람에 휘날려 천지가 온통 황토색이었다. 나뭇잎마저 알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먼지 때문에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갈기갈기 헤어진 옷을 걸친 어린아이들이 맨발로 걸아 다니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그 동안 약해 있던 내 모습은 간 곳 없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사람들 틈에서 눈물을 흘릴 수 없어 속으로 울음을 삼키느라 머리가 아팠다. 9년 동안 이 황무지에서 아프리카인을 위하여 고생해 오신 김평옥 선교사님을 생각하니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가 없어서 창 밖으로 얼굴을 돌리고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언제나 그랬듯이, 하나님은 역시 연약한 나를 도우셨다. 그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주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참 울게 하시더니 내게 해야 할 일을 말씀하셨다. 그 사명으로 뜨거워진 나는 더 이상 비행기 속에서 사탄의 조롱을 받던 내가 아니었다. 그날 밤, 먼저 도착한 단원들끼리 기도모임을 가졌는데 성령이 역사 하셔서 우리 서로를 위하여 간절히 기도하는 동안 단원 모두가 힘을 얻었다.  

이튿날 우간다에서 세미나를 끝내고 돌아오신 김평욱 선교사님를 만났다. 마땅히 나누어져야할 짐을 혼자만 지게 한 것이 미안해서 인사 만하고 얼른 얼굴을 돌리고 말았다. 그리고 우리는 르완다의 열두 개 도에서 여성 지도자를 위한 내적치유 및 상담세미나를 위하여 두 사람씩 짝을 지었다. 전국적으로 수만 명의 전쟁미망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를 받는 기회가 될 것을 믿으며 우리는 제각기 맡은 곳으로 향하여 버스를 탔다. 나는 한국인 속에 유일한 미국인 모니카와 짝을 지어 키부에로 향하였다. 4시간 동안 덜덜거리는 차 속에서 멀미를 했다. 길이 워낙 험한데다 차는 일본이나 영국에서 폐차한 것들을 수입한 터라 멀미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는데도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평안했다. 마치 아버지의 심부름을 가던 아이가 불안해하면서 제 볼일을 보?! ?놀다가 이제 심부름을 위하여 제 길로 돌아가는 당당한 아이 같았다.  

우리가 키부에 마을에 도착하여 교회로 들어서니 200명 넘는 여성지도자들이 강의를 듣겠다고 앉아 있었고 교회밖에는 무중구(백인)를 구경하러온 아이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통역관이 우리를 강단 위로 안내했다. 첫날 개강예배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 당신들과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자매들”이라고 말했다. 모두들 “아멘, 아멘” 하면서 좋아했으나 몇 사람은 가슴속 깊은 곳에 곪아터질 듯한 상처를 안고 차마 울지조차 못하고 멍하니 나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들의 남편은 부족간의 싸움에서 죽어갔고 가난한데다 남편이 없는 외로움까지 견디어야 했고 거기다 남편을 죽인 자에 대한 증오까지 쌓였으니 그 상처란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다음날 나는 그들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었다. "나도 당신들처럼 남편이 없는 과부예요. 애비 없는 자식 잘 키워보려고 정성을 다 했는데 반항하며 속을 섞일 때 얼마나 괴로운지 나도 알아요. 어려운 일을 당해도 말 한마디 할 곳 없는 외로운 과부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든지... 죽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요."라고 고백하자 한 여자가 치마를 뒤집어 코를 풀면서 울기 시작했다.

울음은 번져 나를 울렸고 나를 본 모든 과부들은 울기 시작했다. 울기라도 하면 그 동안 가슴에 차있던 울화가 풀릴 것 같았다. 눈물을 닦는 손수건으로 쓰이는 그들의 의상은 참 편리하다, 한국 홑이불 같은 것을 허리에 두르면 치마가 되고 또 다른 한 조각을 왼쪽 팔 밑으로 하여 오른쪽 어깨 위에 걸쳐 묶으면 외출복이 된다. 그들은 그 치마를 뒤집어 자기의 눈물도 닦고 아이들 얼굴도 닦아준다. 나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일로 나를 그분께 엎드리게 하셨고 용서할 자를 용서하게 하시고 사랑할 자를 사랑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얼마나 사랑 하셨는가를 깨닫게 하신 후에 살길을 주셨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끝내는 외롭고 힘든 자들을 도울 수 있도록 ‘여성상담교육센터’를 열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곳까지 올 수 있는 모든 경비를 마련해 주시고 여러분을 위한 선물까지 준비해 주셔서 사랑하는 자매님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고 말하자 Mungu Ashifiwe(하나님 찬양) 하면서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피부색이 다른 사람도 똑 같이 고통을 겪는구나” 싶어서인지 우리는 금방 친해졌다.

모니카는 어린이와 부인, 그리고 성인들의 건강문제와 에이즈, 피임법 그리고 돈 버는 방법 등에 대한 강의를 주로 맡았고 나는 ‘용서하는 법’ 그리고 ‘사랑하는 법’등 내적치유와 상담에 관한 것들을 주로 맡았다. 미국인 모니카가 유창한 영어로 말 할 때는 통역관이 말을 못 알아들어 몇 번이나 되물었다. 그런데 서투른 영어발음에 실력이 없으니 쉽고 간단한 문장만 골라서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내 말은 단 한번도 되묻지 않고 잘 알아듣는 통역관이 고맙기만 했다. 약한 자를 들어서 사용하시는 하나님은 영어를 못한다고 조롱하던 사탄을 능히 이기고 승리하게 하셨다.  

악기라고는 깡통에 모래를 넣어 흔드는 것과 짐승가죽으로 만든 북이 전부인데 그 악기에 맞추어 부르는 찬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를 감동 시켰다. 비행기 속에서 그렇게 역겹던 냄새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끌어안고 함께 찬양하며 춤을 추었다. 찬양에 맞추어 춤을 추는 야윈 몸에서 흘러나오는 그들의 에너지는 성령의 힘이라 믿어졌다. 모난 구석이 많은 나를 고쳐가며 사용하시는 하나님, 약한 자를 들어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며 지금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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