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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정의 달에 선예의 이야기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2.05.11 22:26:17 조회:4856 추천:0 글쓴이IP:211.200.21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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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에 선예의 이야기

어릴 때부터 순한 이 아이를 우리는 ‘순둥이’라고 불렀다. 낮잠을 한잠자고 나면 볼그레한 얼굴로 눈을 비비며 일어나 주위를 휙 둘러보고는 눈이 마주치는 사람에게 웃으며 가서 안긴다. 이렇게 자라난 딸은 간호사가 되었다. ‘엄마! 나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 같애.!’ 하면서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사랑받은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어쩌다 병원에 가보면 간호사의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 그렇게 기쁨으로 그 일을 감당하는 딸아이가 대견스럽다. 주급을 받을 때는 자주 근사한 식당에서 외식을 시켜주며 ‘우리 마마, 맛있게 드시어요.’ 하며 자기는 공주니까 엄마를 마마라고 불러야 한단다.

그날도 우리는 외식을 하러 갔다. 허드슨 강이 내다보이는 일식집에서 맨하탄의 불빛을 바라보며 즐겁게 저녁식사를 하고 근처의 찻집에서 차를 마시다 딸이 나에게 물었다. “엄마는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보람 있는 일을 한 게 뭐라고 생각 해.” 갑자기 묻는 말에 할 말을 찾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데 “나를 낳은 거잖아. 이 선예를 낳은 거.”딸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나는 어이가 없어 한참동안 웃었다. “엄마, 나는 엄마가 내 엄마인 것이 너무 행복 해.” 그 소리를 들은 나는 그냥 행복해 하기에는 너무 미안했다. 엄마로서 별 한 것 없이 살아왔는데 이런 대우를 받는 다는 것이...

내가 ‘도르가의 집’ 사역을 처음 시작 할 때도 ‘마마께서 하나님께 헌신하시는데 이 공주가 새 차 한대를 사 올리리다.’ 하며 나를 끌어안고 까불어 댔다. 그때는 장난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도요타 캠리’ 새 차를 사주었다. 내가 기분이 조금만 우울해 보이면 기다란 다리를 흔들어대며 내 앞에서 춤을 추어 나를 웃게 만들고 만다. “엄마! 사람은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행복이 온대.” 어디서 주워 들은 좋은 말은 다 해 주는 기특한 내 딸!

당시 큰딸은 시집가고 아들은 한국으로 가고 둘째와 둘이만 살고 있었는데 우리는 너무 재미있어 딸은 시집갈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았다. 아니, 그건 나의 착각이었고 딸은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 아이를 내보내야 좋은 사람을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의논 끝에 딸은 친구가 있는 와싱턴 디시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이메일이 왔다.

“엄마! 병원 사람들이 나더러 넘 똑똑하대. 속으로 ‘그럼, 누구 딸인데..’그랬어. ㅎㅎ” 새로 옮긴 병원과 새로 옮긴 집에 적응 하는 것도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아. 배워야하고 적응해야할 일이 많지만 뭐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어. 그치? 엄마!

엄마는 내가 있어 행복하지? 나도 엄마가 있어서 행복해.

엄마의 딸 공주가 보냅니다.

이 메일을 받고 한참 웃다가 하나님께서 잘 키워주셨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의 눈물이 핑 돌았다. 보고 듣는 것이 죄짓기 쉬운 세상에서 이렇게 잘 자라준 딸아이가 고맙기만 했다.

한번은 와싱턴 디시 딸이 살고 있는 집에 갔더니 아파트를 예쁘게 꾸며놓고 살고 있었다. “엄마! 나 엄마 닮아서 집도 예쁘게 잘 꾸몄지? 벌서 친구들이 다녀갔는데 우리 집 너무 예쁘대.” 이것, 저것,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어쩌면 나 시집 갈 지도 몰라! 우리 하나님은 정말 멋진 분이셔! 사실 그동안 나 시집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거든, 근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어. 아마 하나님께서 그 남자를 나에게 보내신 거 같애!”

그리하여 딸은 서른이 넘어서야 동갑내기 남자를 만나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남편은 도로교통을 연구하는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대학 선교를 하는 데 남편의 사역 뒷바라지를 잘하는 것 같다. 두 살이 지난 아들이 있는데, 하루는 내가 그 집을 방문하여 방안에 있었다. 근데 아직 세살도 안 된 조그만 아이가 ‘할머니 말씀 준비 해!’ 하며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는 들어오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귀여운지! 아마도 아빠가 방안에서 문을 닫고 대학 캠퍼스의 아이들을 위해 말씀을 준비할 때는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딸아이가 주의를 준 모양이다. 아들을 신앙으로 키우려고 애쓰는 딸은 자주 그런 말을 한다. 자기의 어린 시절 생일에 목사님을 초대하여 자기를 위해 기도해 준 일, 어렸을 때 쟝크 푸드를 안 먹이려고 엄마가 간식을 만들어 준 것들, 그런 것들이 좋은 추억이라고... 자라면서 힘든 일도 많았을 텐데 이렇게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 딸아이는 정말 축복 받은 사람이다.

딸아이는 자기를 야단치지 않고 믿어 준 것이 자기를 자기되게 했다고 말한다. 한번은 “엄마! 내가 만약 예수 안 믿는 일본 남자와 결혼하면 엄마는 어떻게 할건데?” 하고 물었다. 아마 좀 친한 일본 친구가 있었던 것 같다. “괜찮아! 나는 너를 믿고 너의 선택을 믿으니까. 네가 예수도 믿지 않고 문화도 다른 일본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결혼해도 돼. 네가 무슨 짓을 해도 너는 내 딸이야. 하지만 너는 현명하니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고 엄마는 믿지.” “역시 울 엄마야.” 우리가 이런 대화를 나눈 것이 좋았다고 딸아이는 말한다.

우리 사이에 이런 이야기는 끝이 없다. 그래도 이 이야기는 꼭하고 싶다. 하루는 “엄마는 나를 참 잘 키운 거 같애!” 그렇게 말해놓고 쑥스러운지 한참 웃더니 “말이 좀 이상하지만 사실이야! 내가 남편 사랑받으며 시부모님 사랑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이렇게 잘 키운 거 맞잖아.”하며 행복해 하는 딸이 사랑스러웠다.

교편생활을 오래하시다 교장으로 은퇴하신 시부모님이 한번 오시면 2개월 이상 계시는데 너무 잘 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가끔 힘들어 하기도 했다. 그래서 너무 잘해드리려고 애쓰지 말고 편하게 해드리라고 말한 적이 있다. 엄마에게 하듯이..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되었는지 시부모님이 얼마나 칭찬을 하시는지 내가 들어도 쑥스러울 정도다. 딸 자랑을 너무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이런 행복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에 이 ‘푼수’같은 이야기를 풀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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