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족의 원리

1. 무조건적 사랑

하나님께서 인간을 돌보시는 것은 어떤 조건들에 따른 계약에 의해서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인간의 복종이나 행위가 아름답거나 착해서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제공하는 것도 아니라 무조건적 하나님의 사랑이다. 무조건적 사랑의 모범은 호세아의 삶에도 나타나 있으며, 신약에 와서는 예수님의 삶에서 그 절정에 도달된다.         행복한 가족의 원리는 가족들이 무조건적 사랑의 진리를 깨닫고 실천하는데 있다.

무조건적 사랑은 부모가 자녀를 낳게 되면 사랑으로 돌보는 것과 같이 일방적인 것에서 출발된다. 자녀들이 성숙하여 사랑의 능력이 길러지면 늙어서 연약해진 부모를 무조건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성숙한 인간관계는 양방향에서 무조건 사랑을 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실제로 가족관계는 많은 증오심을 내포하고 있는 복잡한 인간들의 얽힘으로 되어 있다. 사랑과 증오가 다같이 공존하는 깨질 듯 연약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랑이란 현대인에게 자기에게 유익이 있거나 마음에 좋을 때에만 하는 것이다. 자기에게 좋은 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현대인은 조건적 사랑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조건들이 맞지 않으면 언제나 갈라설 수 있는 것이 현대의 부부관계이다.  가정과 인류사회의 장래는 이 무조건적 사랑을 어떻게 익히고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2: 무조건적 용서

하나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시는 것은 용서를 통해서 구원하는 것에서 절정을 이룬다. 기독교 사상이 이루어 내는 드라마는 죄로 인하여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용서하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룬다. 용서가 없으면 기독교는 존재할 수 없다. 가족관계의 신학은 그래서 은총을 강조하고 용서하고 용서받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독교 가족상담은 가족 상호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허물, 과오, 죄, 악행, 부도덕, 비인간성 같은 것을 용서하고 용서받는 것을 강조하고 이를 주요 원리로 생각하고 있다.   가족관계에서 용서가 문제되는 것은 인내할 수 없을 영역을 넘어선 인간행위에 관련된 문제가 제기될 때이다. 아주 중요하고 커다란 잘못을 하였기 때문에 용서하기 어려운 때가 종종 있을 수 있다. 어떻게 그렇게도 나쁜 일이나 큰 실수를 할 수 있겠는가 용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런데 가정생활에서 이렇게 커다란 잘못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기는 있어도 그 빈도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을 불행하고 비참하게 만드는 사건의 대부분은 아주 사소하고 작은 문제들이다. 그 정도의 일은 아주 쉽고 사소한 것이어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는 일인데 그것을 하지 못한 경우라고 간주하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다. 이런 문제는 대부분 그렇게 쉬운 것까지도 못하면 어떻게 남편(또는 아내, 아버지, 아들, 딸)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당연하고 쉬우며 평범한 일들이라고 보는 것들이다. ‘사소한 것'이라고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이 가족관계의 문제를 일으키는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모두 용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다른 것 같으면 용서하지만 그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문제들로 가족갈등이 지속된다.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을 용서하는 삶'을 학습하는 것이 가족상담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기독교적 용서는 언제나 조건부의 용서가 아니다. 현실적 조건이 어떠하든지 관계없이 무조건적으로 용서하는 것이 하나님의 행위이다.  무조건적 용서를 함은 많은 희생과 포기를 요구하는 과제이다. 무조건 사랑이 있을 때 무조건적 용서는 보다 쉬워지며 마찬가지로 무조건적 용서가 있을 때 무조건적 사랑이 가능해지게 된다. 그래서 용서가 없는 사랑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용서 없이 사랑은 성숙해질 수 없다. 그래서 용서는 사랑을 온전히 이루어 가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