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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감대가 이루는 기적 / 과부의 사정은 과부가 알고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3.03.28 20:21:47 조회:7157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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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대가 이루는 기적 / 과부의 사정은 과부가 알고

원래 눈치 없기로 소문난 나는 그래도 가는 곳마다 과부는 잘 알아보는 편이다. 그리고 그들의 아픈 곳을 잘 알아차린다. 언젠가 새 교회에 처음 부임하던 날, 200여명이 넘는 성도들 중 한쪽 구석에 앉아 식사를 하는 한 여인이 눈에 들어 왔다. 그 교회 집사님이었다. 그 분과 나란히 앉아 식사를 했다. 그리고 그 교회 부임하여 제일 처음 심방을 간 곳이 그 집사님의 가정이었다. 별로 말이 없는 분이라서 개인사정을 알 길이 없었다. 그저 성경 한 구절 읽고 오른손을 그녀의 등에 대고 왼손은 가슴에 대고 기도를 하는데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아팠던 가슴의 통증이 나았다고 말하면서 얘기도 안 했는데 가슴이 아픈지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다. 그 이후 내가 신유의 은사가 있는 사람이라고 소문이 나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혼자 사는 여성들이 가슴 아픈 병을 가지고 있고, 아픈 가슴은 시리기 때문에 따뜻한 손이 닿으면 한참 동안은 통증이 없어지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르완다 키부에 교회에서도 처음 가던 날, 한 여인이 눈에 들어 왔다. 보통 가슴 아픈 병이 있거나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강대상 정면에 잘 앉지 않는다. 목사님의 얼굴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여인도 한 쪽 모서리에 앉아 허공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설교 도중에 모두가 아멘 아멘화답하여도 무표정하게 그냥 앉아 있다가 우리 모두가 통곡하면서 통성으로 기도를 마친 후에야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보았다. 심한 우울증으로 얼굴이 부은 것처럼 보였다. 모두들 일어서서 찬양을 할 때도 겨우 박수를 치며 맥없이 서 있었다. 그러면서 지도자 모임에 나올 수 있을 정도라면 늘 그런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그녀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날 밤 그녀를 위해 기도하면서 내일도 안나오면 알아 봐야 할 텐데, 그녀의 이름도 모르고 사는 곳이야말로 더욱 알길 없는데 어떻게 알아봐야 할까?” 염려가 되었다. 다음날도 나오지 않았다. 마침 그날 여성지도자 에스더가 한 회원이 병원에 입원을 했으니 가서 기도해 주었으면...”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 사람이었다. 이름이 로즈마리 라고 했다 우리가 들어선 병원은 블록에 페인트칠도 하지 않은 채 그것도 구석구석 깨어진 틈 사이에 거미줄이 쳐져 있었다. 나무막대기에 대롱대롱 달려있는 링겔병은 보기에 효험이 없을 것처럼 느껴졌고 실내 환경은 오히려 환자에게 병을 옮겨 줄 것 같았다. 우리는 그 분위기에 휘말려 모두 말없이 숙연해 있었다 

그리고 기도하고 나오려다가 이번 주말이면 떠나야하는데 나는 자꾸 마음이 쓰였다. 다시 들어가 자매님! 남편은 교회 다니시나요?” 남편 없는 여자인줄 알면서 물었다. 그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다른 사람 얘기하듯 전쟁에서 죽었어요.” 말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그녀가 그날 얘기했던 당신 아들은 결혼했나요?” 하고 나에게 물었다. 내가 아들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안 듣는 줄 알았더니 다 들었던 것이다. 내 아들의 결혼을 묻는 것은 자기 아들의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니요! 아직, 그런데 자매님의 아들은요? 하고 얼른 물었다.” “아마 죽었을 거예요참 묘한 대답이었다. 죽었으면 죽었지. 죽었을 거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함께 자리에 있던 에스더가 이번 전쟁이 끝나면 돌아올지도 몰라.”라며 말을 이었다 

그리하여 그녀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슬하에 아들 넷 딸 하나를 두고 남편과 오순도순 살다가 남편은 부족간의 전쟁에서 죽고 아들 둘 딸이 있었는데 딸은 병으로 죽고 아들 하나는 이웃 나라 콩고 내전에 나간 후 잠시 휴전이 되었는데도 소식이 없고, 남은 아들은 아프리카가 싫다면 2년 전에 그곳을 떠났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고 한다. “미치지 않고 우울증 정도인 것이 다행한 일이다라 는 생각이 들었다 . 4년 전 딸이 학질에 걸려 죽을 때, 그 동네 교회 목사님의 도움을 받고 교회 나가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심리적으로 많이 회복이 되고 신앙도 자라고 리더쉽도 있어서 그 교회의 여전도회 회장까지 되었다. 그런데 지난달에 전쟁에 나가있는 아들의 아내인 며느리가 남의 자식을 뱃속에 넣고 집에 들어오는 바람에 우울증이 악화되었다. 게다가 학질까지 걸려 우리는 더워서 견디기 어려운데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몸이 아픈 중에 무중구(외국인)가 온다기에 교회에 나갔는데 견딜 수가 없어서 다시 입원을 한 것이었다. 그녀는 우리가 건강관리에 대한 강의를 하는 날, 나오지 못해서 안타까워했다. 자녀를 잃은 일들이 건강상식이 없어서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함께 방문한 여성지도자 에스더가 죽은 남편얘기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함께 울기 시작했고 우리의 삶 속에 역사 하셨던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가 무르익자 분위기는 바뀌어지고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일기 시작했다. 이 땅에는 기구한 운명 속에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이 있지만 누구든지 하나님을 만나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도 그때 그 순간을 슬픈 행복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마리는 회복할 의지를 보였고 하나님은 그녀를 지켜보셨다. 병원을 나서자 곧 석양이 아름다운 호수가 눈에 들어와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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