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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뫼섬의 나날들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2.07.31 21:00:35 조회:8324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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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뫼섬의 나날들

무완자에서 주일을 지내고 다음날 이른 아침 배를 타고 빅토리아 호수를 가로질러 고뫼섬으로 향했습니다. 드디어 우리의 기도 속에 있던 나환자 자매가 살고 있는 곳으로 갑니다. 그곳은 이제까지 본적이 없는 열악한 지역이라 갈 때 마다 빈대, 벼룩, 모기에 시달리며 고생하는 곳인데도 탄자니아에 오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아마 너무 열악해서 외면할 수 없는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배를 타면 벌써 다릅니다. 다 낡은 배는 금방 가라앉을 것만 같습니다. 얼마 전에 배가 가라 앉아 요즈음은 원주민들도 이 배를 잘 이용하지 앉아 아예 밤배는 줄어들어 일주일에 한 번 밖에 안 다닌답니다. 배 안은 괴괴한 생선 비린내에다 날파리 떼들, 불나방들, 세상에 이름 모를 곤충들은 다 모인 듯합니다. 그래도 우리 일행은 배 갑판 한 모퉁이에 자리를 잡아 늘 가지고 다니는 메트레스를 깔고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찬송을 부르기도 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나누며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사역하는 나라들 곳곳에 변화된 모습이 보이는데 오직 고뫼섬 만은 변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아프리카는 이제 지하자원개발과 천연자원개발로 경제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곳곳에 제대로 된 건물들이 들어서고 도로들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의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구요. 그런데 고뫼섬은 아직도 병원은커녕 클리닉 하나 없고 약국도 없어 말라리아라도 걸리면 속절없이 죽어 가야만 합니다. 아직도 시꺼먼 모래땅에 맨발로 다니는 헐벗은 아이들, 거기다 날파리까지 달라붙어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말문을 닫아야만 했습니다. 현장이 너무 기가 막혀 할 말을 잃기도 했지만 입을 벌리면 날파리를 마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깃불이 없어 해가 지면 호롱불을 켜는데 불을 켜면 어디서 날아왔는지 불나방들이 떼를 지어 날아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호롱불을 멀찌감치 켜놓고 가사를 기억하는 찬송을 골라서 부르며 기억하는 성경구절로 예배를 드리는데 그래도 우리는 행복합니다. 다만 늘 이곳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플 뿐,

다음날 나환자 자매 에스더가 어린 딸과 어머니 그리고 함께 사는 조카를 데리고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에스더가 우리를 만나기 전에는 나환자라는 이유로 동네에 잘 내려오지도 못했는데 우리가 집을 지어주고 약도 갖다 주어 문둥병이 나으면서 동네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은 우리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그녀의 가족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녀를 위하여 가지고 간 선물들을 전해주고 우리는 주 안에 하나, 피부색은 달라도 한 아버지 아래 같은 자녀로서 사랑을 나누는 확신을 심어 주려고 문들어진 손을 잡고 악수를 하며 안아주고 이지러진 얼굴을 우리의 가슴으로 안아주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숙소에 돌아와 기도를 하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 지요. 이제 그녀도 더 이상 불쌍하지 않은데.. 지금은 그 동네에서 제일 좋은 집에서 살아가면서 문둥병도 나았고 먹을 것 걱정 없이 알아 가는데... 어쩌면 그녀에 비해 나 자신이 너무 욕심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아직도 너무 많아가졌다는 생각 때문일까요.?

나는 아프리카에 올 때마다 ‘많이 가졌다고 행복한 것 아닙니다. 오직 그리스도만 우리의 주인 되시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 부자들이 여러분들보다 불행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부자를 부러워하지 말고 예수 잘 믿는 사람을 부러워합시다.'라고 주장하지만 과연 나는 이런 환경 속에서 살 수 있을까? 생각하면 말로만 하는 나의 선교가 나를 우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나의 어이없는 연약함 때문에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요. 그런 줄 알면서도 나를 이곳에 보내신 주님! 나를 책임지십시오.

                                                     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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