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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간다의 새벽
글쓴이:배임순 날짜: 2011.09.21 15:18:36 조회:8291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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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의 새벽

글쓴이:배임순 날짜: 2009.11.12

  언제나 그랬듯이 우간다에서도 희로애락이 오가는 나날을 보냈다. 그들의 슬픈 소식이 가슴속으로 애닯게 다가오면 하나님의 사랑의 음성으로 다시 황홀해진다. 원주민 친구들과 깔깔거리고 웃다가 친구의 가슴 아픈 사연에 함께 눈물 흘리는 시간으로 이어지는 나날들이었다. 우간다의 대형교회에서 아프리카-한국 여성연합집회가 열리는 낮에는 은혜의 시간들로 이어지고 해가 지면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피곤에 지친 우리는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한잠을 잤을까? 금방 잠이 깨었다. 버리기에도 이미 늦은 듯, 다 헐어빠진 메트레스가 너무 불편해서 차라리 바닥으로 내려오고 싶은데 그럴만한 공간이 없었다. 정말 피곤할 때는 생각 없이 잠이 들었는데 깨었다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뒤척이다보니 오래된 메트레스의 냄새까지 나를 괴롭혔다. 이럴 때마다 나는 언제나 사탄의 비웃음 소리를 듣는다. 한참 실갱이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우뢰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아프리카 원주민 여인들의 기도소리였다. 기도소리라기보다는 울부짖음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칠흑같은 적막을 깨뜨리는 그들의 울부짖음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살려 달라는 걸까? 아마도 이 땅을 보시라고 온 몸으로 드리는 기도 같았다.  

지난 일 년 동안 탄자니아에서 머무를 때 지역마다 다니면서 집회를 했는데 그때도 지금처럼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집회가 시작되기 전 금요일에는 아프리카 여성 지도자들이 강사인 나를 위하여, 그리고 그들 자신과 나라를 위하여 금식기도를 한다. 하나님이 도저히 외면할 수 없을 것 같은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부끄러움을 금할 길이 없을 때가 많았다. 오늘처럼 가끔 불편을 느낄 때면 영락없이 그들의 기도소리가 영적으로 졸고 있는 나를 흔들어 깨운다. 그들은 눈물로 마음을 씻어 그렇게 순수한 걸까? 그 순수한 영으로 나를 깨우곤 한다. 그들에 비해 순순하지 못한 나의 왜곡된 심령의 수신기는 하나님의 음성을 나에게 제대로 전달해 주지 못하는 때가 많다.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준비해 놓으시고 언제나 사랑으로 기다리시는 그 분의 음성을 잘 듣지 못한다. 그때마다 누군가를 통해서 나를 깨우시는 그분은 정말 사랑이시다. 나는 기도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 보았다. 건물 이층에서 모여 기도하는 그들의 기도소리와 함께 벌써 저 멀리서 먼동은 터 오고 있었다. 나는 밤새 이슬이 내려 축축한 나무 밑에 않았다. 새벽미명에 동산으로 기도하러 올라오신 주님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지만 그래도 나를 받으시는 그분의 숨결이 느껴져 가슴이 따뜻했다.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지금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환경이 불편해서 잠이 깨었다는 것을 그들이 알면 뭐라고 할까? 그래도, 그래도 여전히 주님은 나를 기특하게 여기심이 감사할 뿐이다.  

어느 듯 동은 터 오르고 한인들만의 새벽기도가 시작되었다. 좀 더 일직 새벽기도를 모일 수 없는 것은 전기불탓이기도한데 나는 터져 오르는 먼동을 보며 예배실로 가는 느낌이 좋았다. 또 다른 하루가 나를 향하여 오고 있는 느낌! 그 느낌 속에서 동역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행복을 누린다. 오늘 아침에 만난 김 선교사님은 간밤에 사탄과 많이 싸운 모양이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에서 승리를 꿈꾸는 뻔덕임이 보였다. 아주 무거운 럭비를 들어 얼마 남지 않은 끝을 향하여 손을 뻗치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에게 대표기도를 시켰다. 나는 뭐라도 기도했는지 알 수 없지만 함께 그 럭비를 끝까지 올려야겠다고 마음먹고 힘을 주었다. 우리의 숙소에는 희망찬 아침이 솟아오고 이렇게 시작된 우간다의 하루는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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