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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약중독에서 벗어난 진이
글쓴이:상담센터 날짜: 2011.09.20 16:57:28 조회:3327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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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중독에서 벗어난 진이

유난히 둥근 눈을 가진 진이를 처음 보는 사람은 그 누구도 한국사람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큰 눈 때문에 그가 슬픈 청년인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내가 새 아파트로 처음 이사하던 날, 그는 로비 의자에 않아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Hi!"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며 우리는 간단히 자기소개를 했다. 이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한국말은 인사 정도 밖에 못하는 그는 영락없이 스페니쉬 계통으로 보였다. 우리는 자주 문간에서 만났다. 진이가 해질 무렵이면 문밖에 나와 담배를 피우기 때문이다. 하루는 나도 문밖에 진이 곁에 나란히 않았다. "오늘 나랑 저녁 같이 먹을래?" 힐끗 쳐다보며 웃었다. 착하고 예쁜 소년 같았다. 그리고 그 웃음 속에 고인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우리가 몇 차례 만나는 동안 그는 마음을 열었고, 내 아파트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살아온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네 살 때, 부모가 이혼을 하면서 새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다. 새 엄마가 데려온 여동생을 잘 돌보아 주었다. 그리고 동생도 자주 새엄마에게 야단맞는 오빠의 편을 들어 주기도 했다. 그 일로 인하여 여동생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 난적도 있었고 그는 일찌감치 슬픔을 배워버렸다. 그리고 성년이 되면서 아파트에 따로 나와 대학에 다니다가 외로움 때문에 마약을 배워 중독이 되었다. 중독증세가 심해져서 운전면허증을 뺏기고 학교도 중지되고 집에만 있으면서 해질 무렵이면 문간에서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생겨난 것이다. 누가 마약을 주느냐고 물으면 그것은 절대 비밀이다. "어렸을 때 꿈이 무엇이었느냐"고 묻는 말에 창 밖을 내다보며 또 씨-익 웃었다. "꿈을 잊은 지 오래예요. 어렸을 땐 극작가가 되고 싶었지요" 말하는 그의 눈엔 눈물이 감돌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친구 한사람을 소개해 주었다. 청소년 사역을 하는 진이보다 3살 위인 청년이었다. 우리는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진이와 그 청년은 한집에 살게 되었고 그 청년의 삶을 보면서 진이는 장래를 꿈꾸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마약중독에서 벗어날 결심을 했다.

  마약 때문에 기억력이 많이 떨어진 그는 위장이 나빠서 늘 배가 아프고 간이 상하여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 감정의 굴곡이 심하여 금방 웃다가 그 웃음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눈에는 눈물이 감돈다. 약 기운이 떨어지면 머리가 아프고 수족이 차가와 오면서 겁에 질린 사람 같기도 하고 추위에 떠는 사람 같기도 했다. 거의 해질 무렵이면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그럴 때면 그 친구는 한여름에도 목욕탕에 뜨거운 물을 받아 진이의 목욕을 도와 주었다. 그리고 나는 진이가 좋아하는 미역국, 무우국을 자주 끓였다. 몸을 웅크리고 떨던 그는 더운물에 몸을 담근 채 뜨거운 국물을 마신다. 몸이 풀어지면 지친 사람처럼 정신 없이 잠을 잔다. 많이 울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며 물건을 던지기도 했다. 진이가 거의 회복될 무렵 몸살이 나서 출근을 못하고 누워있는 나에게 미역국을 끓여 가지고 와서 "선생님께 배운 솜씨 예요" 하며 내밀었다. 나는 그 미역국을 고마운 눈물과 함께 맛도 모르고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그는 회복이 되어 그동안 쓰다가 중단했던 자기 어린 시절에 관한 연극 각본을 완성 시켰다. 그가 다니던 대학 연극반 교수의 연출로 진이의 각본으로 공연을 하게 되었다. 나는 그의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그 연극을 보면서 많이 울고 많은 것을 느꼈다. 그 날밤 다 같이 다이너에서 야식을 먹다가 "오늘처럼 행복한 날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못했어요"하며 나를 끌어안았다. "마약 하는 친구들도 오늘 연극을 봤으니 그 아이들이 달라지도록 도울 거예요" 결심하는 진이의 눈빛은 보통 때보다 더 빛나고 아름다웠다.

각본 쓰는 일을 계속하면서 헤어디자이너가 되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진이가 "우리의 만남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일"이라고 고백하던 기억이 난다. 바로 그 하나님의 아들로 인하여 그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 다른 사람들을 잘 돌보던 그 청년은 한국에 으로 돌아가 목사님이 되어 목회를 잘하고 있다. 인간을 향한 그의 따뜻한 가슴은 그의 목장에서도 사랑의 수고를 아끼지 않으리라 믿는다.

누구를 돌본다는 것은 수고로움이 따르지만 그 이상으로 나를 행복하게 하고 삶을 아름답게 했다. 나는 진이를 통하여 사랑이 무엇이며 더불어 사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배웠다.

그리고 사랑은 삶의 힘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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