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부모의 감정상태를 먹고 자란다
프랑스의 정신 분석학자인 프랑수아즈
돌토는 “아동의 심리적, 신체적 증상은 말로 표현되지 않은 엄마의 거짓말”이라고 했고, “아이는 말해지지 않은 채 남겨진 모든 것을 이해한다”라고도
했습니다. 이처럼 엄마에게 아이는 때때로 엄마 자신의 무언가를 채우거나 보상하기 위한 대상으로 자리하기도 하면서 부모의 감정상태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고 합니다
<인생은 아름다워(1997)>라는 영화를 보면서 크게 감동받은 적이 있습니다.
영화에는 나치 수용소에 갇힌 아이 아빠가 수용소를 놀이터로 만들어 아이가 공포를 느끼지 않도록 애쓰는 과정이 그려져 있습니다.
가슴이 너무 저려 눈물이 나면서도 그 위트에 웃음이 함께 나는, 울면서 웃어야 하는
괴로운 영화였지요. 울고 웃는 내내 감동과 고통이 함께 따랐던 걸로 기억합니다. 또 그 무지막지한 수용소 안에서 무서움은커녕 숨바꼭질 놀이에 신이
난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이때 아빠가 수용소를 놀이터로
만들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지점은 아빠가 수용소에 감금된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해서 아이에게 전달해도 아이가 불안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적으로 부모 자신이 어떤 상황이나 상태를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한 상태라야 한다는 것이지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막내딸인
안나 프로이트는 런던 대공습이 일어나는 전쟁 중에도 엄마가 아이에게 사물과 상황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불안이 하늘과 땅 차이로 나뉜다는
것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녀는 전쟁 중에 런던 시내의 공습이 멈춘 시간에도 많은 아이들이 불안과 공포에 잠을 이루지 못한 반면, 어떤 아이들은
상황을 수월하게 넘기며 즐거운 놀이에도 몰두할 수 있었다는 보고를 했지요.
중요한 것은 아이를 케어하는
엄마의 태도입니다. 엄마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하며, 그 불안에 엄마보다 더 크게 압도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엄마 자신의 불안의 정체를 알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미 외부에서 일어난 불행한 상황을 부모, 특히 엄마가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마주하느냐는 아이의
정신 건강에 안정을 주느냐 불안을 주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단, 현실을 회피하고 과도하게 아름다운 환상을 아이에게 심어
주어야 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일어난 현재의 상황과 현실을 엄마 자신이 충분히 직시하고 받아들인 다음,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아이를 잡아
주어야 하는것입니다
드로가의집 토론토 소장 정현숙 전도사
Art I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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