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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5년된 바윗 덩어리
글쓴이:상담센터 날짜: 2022.10.30 14:45:13 조회:1729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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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사랑 노트 45년된 바윗 덩어리

 상처의 뿌리를 더듬어 가다 보면 아주 어린 시절의 소소한 기억과 마주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어린시절의 상처가 평생 족쇄가 되는 것이다. 부모로 부토 상처받은 아이가 나는 저런 엄마, 저런 아빠가 되지 말아야지하면서도 오히려 더 부모를 닮아 가는 경우를 많이 본다. 공룡과 싸우면서 공룡을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말이다. 아버지한테서 상처받은 아들이 아버지를 닮고 어머니에게서 상처 받은 딸이 그 어머니를 닮게 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볼 수 있다. 문제는 대를 잇게 되어 있다. 상처를 가지고 있는 부모가 상처를 가진 자녀로 키워내는 것은 너무나 단순하고 당연한 원리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내면에 깊이 박힌 상처를 치유하지 않으면 않 된다. 치유의 경험은 몸의 치료약 처럼 일시적 혹은 개인적인것에 국한되지 않고, 치유된 사람을 통해 다른 사람들 그리고 사회 까지 깊은 영향력을 남기게 마련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부부 관계를 치유하기 위한 부부 사랑 세미나를 개설 했다. 내가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족 관계 치유이기도 하거니와, 가정의 가정 기본이 되는 것이 부부임에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거기서부터 커다란 단절의 문제를 끌어안고 끙끙거리며 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부부가 함께 참여해서 서로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때 만남 한 중년 부부의 이야기이다. 목사였던 남편은 나와 비슥한 면이 많았다. 그 역시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랐다. 아버지는 엄하고 빈틈이 없어서 자녀들의 잘못을 그냥 보아 넘기는 법이 없었고, 집안은 그런 아버지에게 눌려서 항상 조용했다.

어린 시절 그는 명랑하고 활발한 아이였다고 한다. 마을에 농악 패들이 한바탕 신바람을 일으키고 가면 또래 아이들을 모아 놓고 꼬마 농악대를 만들어서 골목길을 뛰어 다니곤 할 정도로그러던 어느날 이웃에 사는 부잣집 아이가 오징어 다리를 흔들어 대며 자랑을 하자 가난한 시골 목사 아들이던 그는 너무 부러운 나머지 그 아이의 오징어를 빼앗은 뒤 헛간에 숨어 먹어버린 일이 있었다. 부잣집 아이는 엄마를 앞세워 집으로 찾아 왔고, 그날 밤 전후 사정을 전해들은 아버지에게 그는 호되게 맞았다. 그 뒤부터는 그에겐 신바람이 사라졌다. 어디를 가든지 항상 아버지 눈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러려면 당장 그만둬라!”

다시 한 번 그러면 내쫒아버릴 테다.!”

도대체 이래서야 어디다 쓸고

차라리 제 밥벌이나 하도록 일찌김치 내보내는 게 낫겠다!”

소년의 가슴에는 이런 아버지의 말씀들이 녹음 테이프처럼 기록 되었다. 그는 언제나 아버지의 목소리가 시키는 내로 판단하고 행동했다.그 결과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지긋한 나이가 된 지금, 그는 그가 그토록 두려워 하던 아버지와 얼굴 표정과 발걸음까지 흡사하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엄격하고 빈틈이 없으며, 한번 화를 내면 온 집안을 차가운 얼음판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아버지 상이 싫은 그였는데, 5남매 중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이 바로 그 자신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내와도 사적인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고, 대신 통제와 지시만 하는 보수적인 남편이 되어 있었다.

나는 그 목사를 보면서 마치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가슴이 답답했다. 내가 간신히 헤어 나온 아버지라는 어둠의 수렁에 그가 빠져 있구나! 나는 그를 붙들고 목사님이 아버지를 뛰어 넘지 못하면 하나님도 그 둘레에 갇혀버리는 거예요! 목사님이 믿는 하나님은 절대로 목사님 아버지의 이미지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아버지를 용서 하실 수 있나요?” 라고 물었다.

그는 나중에 한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렸다.

………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가 아내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내만큼은 내 감정이 절제 되지 않는다.아내와는 알 수 없는 언어의 장벽이 있다. 심지어 나의 행동이 항상 아내에게 감시 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45년동안 나를 짓눌러왔던 바윗 덩어리가 17년을 함께 살고 있는 내 아내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 바윗 덩어리가 움직일 때 마다 상처를 입고 살아온 내 아내가 너무나 불쌍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그룹의 인도자는 나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그분의 말씀이 내가 믿는 하나님의 이미지는 내 아버지의 이미지를 넘어 설 수 없다. ‘는 것이다. 너무나 억울 했고, 마음 속에 이는 분노를 이길 수 가 없었다. 나는 큰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통곡했다. 일 년전 어머니의 주검 앞에서도 소리 내어 울어보지 못한 내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한 내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되었다.

둘러 앉은 그릅 멤버들 앞에서 아내에게 무릎을 꿇고 한없이 용서를 구했다. 아내를 껴안고 마구 통곡했다. 그리고 그 바윗 덩어리를 치우게 해 달라고 인도자에게 매달렸다. 인도자는 나에게 치유의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방법이었지만 그래도 이 바윗 덩어리를 치울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느냐는 심정으로 결심을 했다

 바로 그날 밤 숙소로 돌아 가는 그는 아내를 불렀다고 한다.

여보, 당신을 사랑 합니다. 여보!”

다른 부부들에게야 일상적인 말이겠지만, 그는 처음으로 여보라는 말을 해본 거라고 한다. 그 짧은 한마디에 그는 바윗 덩어리가 흘러 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아내의 얼굴이 달라 보였다. 그렇게 사랑 스러운 아내의 모습은 처음 보았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내가 그렇게 자랑 스럽고 행복할 수가 없었다. 결혼 한지 17년이 지나서야 비로서 참 아내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밤새도록 여보라고 불렀다. 17년동안 못해본 여보를 그 밤에 다 불러버린 것 같다. 행복한 아내의 모습 속에서 기뻐 하시는 하나님의 모습도 보였다.

 그날 밤 이후로 나의 모습이 확 달라졌다. 흥이 많던 내 안의 어린아이가 나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춤을 출 기회만 있으면 춤을 추고 싶었다. 춤추는 공간이 작게 느껴지기도 했다. 45년동안 내 속에 있던 내면아이가 마치 한이라도 풀듯이 흥에 겨워 기뻐 하는 것이었다

 그는 프로그램 내내 정말 열심히 춤을 추었다. 상처 때문에 아파하는 부부를 대하면 아파서 춤을 추고, 치유를 받고 기뻐하는 사람을 만나면 기뻐서 춤을 추고, 슬퍼하는 사람과는 눈믈을 흘리며 추었다. 열병을 앓는 사람처럼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되고 기진할 지경까지 춤을 추었다. 그는 머릿속에서, 손끝에서, 가슴속에서, 움직이는 발끝을 타고 마치 실타래가 풀린 것처럼 무엇인가가 자꾸 빠져 나갔다. 그것들이 빠져나갈수록 가슴속이 후련해졌다. 머릿속이 맑아지고 손발이, 온몸이 부드러워졌다고 고백 했다. 그는 부부 사랑 세미나를 마친 뒤 그 뜨거운 가슴을 안고 주일 아침 강단에 올랐다. 강단 뒤쪽에는 아버지가 앉아 계셨지만, 그는 세미나에서의 경험을 말하면서 다시 발견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털어 놓기 시작 했다. 교인들 대부분은 설교하는 그를 보기보다 강담 의자에 앉아 계시는 아버지에게 시선을 집중 했다.

 나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큰 바윗 덩어리가 있습니다. 나는 이 바윗 덩어리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목회를 할 수 없습니다. 이제 나는 내 아버지에게 가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따지겠습니다.”

그는 마이크를 뽑아 들고 강단 의자에 앉아 계시는 아버지 앞에 섰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큰소리로 외쳤다.

아버지, 아버지는 왜 이 아들을 사랑 한다. 용서 한다는 말씀을 한 번도 해주지 않으셨나요? 아버지의 차가운 가슴 때문에 이 아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 알고 계세요? 아버지, 지금이라도 이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말씀해 주세요. 내가 너를 용서 한다고 말씀 해 주세요. 저도 아버지를 용서 합니다. 저도 아버지를 사랑 합니다. “

순간, 아버지는 온몸을 떨며 그를 끌어 안고 큰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송 목사! 내가 송 목사를 얼마나 사랑 하는데, 송 목사, 사랑 한다! 내 아들 송 목사, 내가 너를 사랑한다.”

그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계속해서 이렇게 적고 있었다.

아버지의 가슴속에 파묻힐수록 아버지의 가슴이 휑하니 비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어 있는 아버지의 가슴을 느끼면서 그때서야 나에게 억제할 수 없는 통곡이 터져 나왔다. 아버지는 나를 사랑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내가 교회의 분쟁으로 목사 가운이 찢기는 아픔을 겪을 때, 당신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어리석은 나는 목회를 그만두라고 말씀하실 것만 같아 당신을 피해 다녔는데, 그때 아버지는 당신의 가슴을 도려내고 찢어내는 아픔을 겪으셨던 것을 나는 몰랐다.

 내가 폭력배에게 얻어 맞고 오히려 폭력범으로 몰려 억울하게 재판정에 서 있을 때 당신의 가슴이 아플 대로 아파서 위암 수술까지 받으셨던 것을, 그래서 뻥 뚫어진 가슴으로 살아오신 것을 나는 알지 못했었다. 나를 그토록 사랑하신 아버지 앞에서 그제야 불효 자식은 통곡하며 용서를 구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보니 교인들 전체가 손수건을 꺼내 들고 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들 앞에 다가 섰다.

오늘 예배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마지막 축도는 제 마음 속의 뜨거운 사랑으로 여러 교우들과 나누는 것으로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한 사람씩 껴안는 것으로 축도를 대신 합니다……. ”

교우들이 한 사람씩 다가 왔다. 용서를 빌고 용서해 주고 울고 또 위로 하기를 반복했다. 목사 한 사람이 변화됨으로, 목사 부부의 사랑이 회복됨으로, 아버지와의 사랑이 확인으로, 교회 전체가 사랑의 물결 속에 젖어 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이제 그 힘으로 산다고 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을 만나도 아버지의 사랑이 자신을 지지해 준다는 것을 알기에 이겨 낼 수 있다고 했다. 아내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사랑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했다. 그에게 이제 하나님은 더 이상 그를 감시하고 질책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사랑하고 용기를 주고 지지해 주는 분임을 알게 된 것이다.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가 하나님의 이미지까지 화한 셈이다. (안타깝게도 송 목사님은 아내와 아버지와 그렇게 새로운 관계를 되찾고 천국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자랑한 그 다음날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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