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준비하는 2021년 지난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럿 저 세상으로 떠나가면서 나에게 날마 다 죽음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교훈을 남겼다. 그렇잖아도 몸이 약 한 나는 죽음에 직면할 기회가 여러 번 있어 이 일이 새삼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한 때는 사는 일이 힘들어서 죽음을 생각했지만 지금은 행복한 마음으 로 죽음을 준비 하고 있다. 평소에 몸이 약해서 병으로 여러 번 죽을 고비 를 넘긴 나는 그때마다 육신을 벗고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도록 마음을 새롭 게 하는 기회를 가졌다. 어느 해 여름, 말라리아 끝에 급성 폐렴으로 거의 죽게 되었을 때도 마음에 준비를 단단히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보다 더 건강해 져서 잘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방심하지 않도록 그분 은 나에게 늘 준비시키시는 것 같다.
나는 삼십 대 초반에 사랑하는 친구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던 슬픈 날을 지금도 가슴 아리게 기억하고 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를 도와 주는 사람이 와서 몸을 깨끗이 닦아 곱디 고운 명주옷으로 갈아 입하는 것 을 보았다. 나는 그때 친구가 떠나가는 슬픔밖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지 금 생각해 보면 사람이 죽으면 몸을 깨끗이 닦고 새 옷으로 갈아 입게 되 는 것처럼 영적으로도 새 옷을 입게 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머니도 돌 아가시면 입으시려고 고운 명주 옷을 준비해서 장롱 속에 보관 하고 있다. 어머님은 60세가 될 때부터 그 옷을 준비하고 해마다 꺼내서 손질을 하시 는데 지금은 93세로 건강하게 살아계시니 30년도 더 된 명주수의를 다시 장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머니를 생각할 때 마다 나는 마음의 수의 를 준비 한다.
나는 거의 매일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옆, 세메토리를 걷다가 땅 속 에 누워있는 자들의 묘비의 글을 읽으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곳을 지날 때마다 누에고치를 벗고 하늘을 훨훨 날으는 나방처럼 영혼 은 자유롭게 날아가고 껍데기만 남은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한편으로 는 쉽지 않은 인생여정을 마치고 쉬고 있는 안락함과 평화로움이 엿보이 기도 한다. 사실 진정한 평안은 쓸쓸함 속에서 누릴 때가 많다. 그러나 이 육신을 벗어버리면 쓸쓸함도 벗고 평화로움만 남게 되겠지! 정초부터 왠 죽음에 대한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2021 연말까지 코로나로 세계의 인구 절반이 죽게 될 것이라는 보도를 접하며 마음을 단단히 추스 리고 새해에는 하루 하루 죽음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매일 매일 기도로 마음을 씻고 새 명주 옷 즉 말씀의 옷으로 갈아 입 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래서 도르가의 집 ‘상담사역자교실’ 새해의 첫 수업은 죽음을 준비하므로 행복으로 가는 시간으로 시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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