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내면을 돌아 보게 될 때
연말 연시 바쁜 중에도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문제들은 여전합니다. 아니 더 복잡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남편과 늘 함께 있는 사람은 함께 있어서 문제가 생기고 떨어져 있는 사람은 떨어져 있어서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자녀에게 문제가 생길 때 남편이 곁에 있으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이 돌아와 몇 개월 함께 지내다 보니 남편과의 의견 충돌로 더 많은 괴로움을 겪으며, 남편과 함께 사업을 하던 자매는 24시간 남편과 함께 있는 것이 숨막히는 것 같아 그 사업을 남편에게 맡기고 다른 일을 찾아 따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도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여전하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조건이 바뀌면 문제는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는 것 같습니다. 남편이 이렇게 해 주면 문제는 없을 텐데… 자녀들이 이렇게 해 주면 좋을 텐데, 시집 식구들의 간섭이 좀 줄어든다면, 좀 더 나은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조금만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간다면, 차를 한 대 더 구입할 수만 있다면…. 등등
상담을 받으러 오는 자매들 중에는 이중문화 결혼생활속에서 정말 문화갭이 심한 남편과의 갈등과 학대를 받으며 살아가는 어찌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주 사소한 문제로 시작된 작은 일이 쌓여 마음의 문을 닫게 하는 것 같습니다. 바쁘게 살다보면 자기 일에 매여 자기 감정을 정리 히기가 힘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는가를 살피기가 힘들다는 말입니다. 자신에게서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은 문제 해결의 열쇠를 이미 쥐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면을 솔직하게 보는 사람은 그리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것은 저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저런 사역을 하느라 늘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던 저는 지난 가을, 사랑하는 친구들을 교통사고로 잃게 되면서 밤마다 악몽을 꾸는 며칠을 지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은 엉클어진 실타래를 푸는 시간처럼 많은 것을 깨닫게 했습니다. 늘 머리로만 생각하던 일, 자신의 내면을 깊이 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꼭 그렇게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이름을 빌려 분주한 시간을 보냈던 것입니다. 그 바탕에는 나의 이기심이 깔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분께 엎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깨닫게 하는 그분의 은혜가 놀랍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그 동안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 그분의 사랑으로 사랑하며 살겠다고 이길에 들어 섰는데 어느새 무언가 성취해야만 한다는 이기심에 사로 잡혀 열심히 살아온 지난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내 딴엔 말씀과 기도로 영성생활을 제대로 한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터무니 없는 곁길로 나가 선 나를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모두가 나의 의로 만들어 낸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살아 가면서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돌아본다면 문제해결은 조건의 변화가 아니라 모든 것이 사랑으로만 해결할수 있는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내 속에 사랑이 회복되면 무엇보다도 자신이 먼저 행복해 지고 그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번 교통사고로 친구를 잃게 된 것은 사람이 생명을 주관 할수 없고,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우둔함과 연약함을 안고 주님께 나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때마다 그것들을 이기게 하시는 은혜, 해결하시는 그분의 능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 자신을 돌아 보아 그분의 은혜안으로 들어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주님은 역시 멋지십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초라하고 서글퍼 보이는 이 길을 가게 하신 주님, 어려운 시간 속에서 자신을 보게 하시고 사랑을 회복시키시고, 그 안에서 많은 위로와 기쁨을 선사하신 그분께 감사를 드리는 나의 마음엔 주님의 사랑으로 가득찬 느낌입니다. 어느새 그 분의 은혜에 감사하는 뜨거운 눈물이 두 볼을 타고 주루룩 흘러 내립니다. ‘ 주님! 날마다 자신을 돌아보아 정결한 삶 살게 하소서 ‘하는 마음으로 또 다시 새로운 한해를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