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난을 선용하시는 하나님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 중에 하나가 바로 ‘고난’이다. 믿음이 없이 사는 인생은 말할 것도 없고, 믿음을 가지고 사는 인생에도 수많은 고난이 있게 마련이다.
흔히 세상은 바다와 같고 인생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바다에는 항상 바람이 부는 것처럼, 인생에는 항상 고난이 있게 마련이다. 바다의 바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불어 닥칠지 잘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고난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밀어 닥칠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난이 시작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한참 고난을 당하고 있는 동안에도 왜 이런 고난을 당해야 하는지, 고난의 끝은 언제이며 그 결과는 무엇인지를 쉽사리 알 수 없다. 그리고 때로는 고난을 끝까지 다 당했는데도 그 고난의 의미와 목적을 명확히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성경의 인물이 ‘욥’이다. 욥기 1:1은 그를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라고 소개했다. 이 정도면 고난을 당하지 않아도 될 인생 같지 않은가? 그런데 그런 욥도 인간이 당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고난을, 그것도 한꺼번에 당하여 모든 것을 다 잃어 버렸고, 그나마 남은 몸도 중병이 들은 채 티끌을 뒤집어쓰고 재 위에 앉게 되었다.
이러한 욥의 고난을 그의 네 친구들은 ‘인과응보’로 풀었다. 그들 중의 하나인 ‘엘리바스’는 “생각하여 보라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4:8 내가 보건대 악을 밭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 4:9 다 하나님의 입 기운에 멸망하고 그 콧김에 사라지느니라”(욥 4:7-9) 이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는 것은 모두가 마땅히 받아야 할 죄 값이라는 말이요, 따라서 아무리 스스로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라고 해도 이런 끔찍한 고난을 당하는 것을 보면 분명히 악을 밭갈고 독을 뿌리는 죄악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난을 당하고 있는 당사자인 욥은 자신의 고난을 ‘하나님의 뜻’으로 풀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내 발이 그의 걸음을 바로 따랐으며 내가 그의 길을 지켜 치우치지 아니하였고 내가 그의 입술의 명령을 어기지 아니하고 일정한 음식보다 그 입의 말씀을 귀히 여겼구나 그는 뜻이 일정하시니 누가 능히 돌이킬까 그 마음에 하고자 하시는 것이면 그것을 행하시나니 그런즉 내게 작정하신 것을 이루실 것이라 이런 일이 그에게 많이 있느니라”(욥 23:10-14)
욥은 자신이 하나님의 걸음을 바로 따랐고, 하나님의 길을 지켜 치우치지 아니하였으며,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그 어떤 것보다 귀히 여겼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끔찍한 고난을 당하는 이유를 지금은 잘 알 수도 없고 충분히 이해할 수도 없지만 그 가운데 분명히 나를 아시고 나의 길도 아시는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하나님께서 나를 단련하여 ‘정금 같은 믿음의 사람’이 되게 하셔서 내게 작정하신 것, 곧 하나님의 그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따라 정하신 것을 반드시 내게 이루어주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는 욥의 신실한 믿음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자신의 고난을 하나님의 뜻으로 해석하고 믿음을 지킨 욥의 손을 들어주셨다.
다시 말하거니와 우리가 살면서 당하는 고난은 참으로 바다의 바람과 같다.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고난이 ‘바람’과 같다면 그 고난에 대처하는 믿음의 태도는 무엇과 같을까? 그것은 배의 ‘돛’과 같다고 하겠다. 바람이 불 때 돛의 방향을 잘 잡으면 배는 바람을 타고 안전하고 빠르게 항해할 수 있지만, 만일 돛의 방향을 잘못 잡으면 배는 엉뚱한 방향으로 가면서 표류하거나 좌초될 수도 있다. 바람의 방향에 잘 맞추어 돛을 올리면 그 바람이 ‘순풍’이 되지만, 잘못 맞추면 ‘역풍’이 되기 때문이다.
인생의 바다에서 ‘고난’이라는 바람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이다. 고난을 만날 때 잘못 반응하면 고난이 우리에게 ‘역풍’이 되지만, 올바르게 반응하면 고난이 우리에게 ‘순풍’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축복의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주어진 고난의 의미와 목적을 하나님의 뜻대로, 말씀대로 잘 이해하고 해석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주어진 고난에 대해 믿음으로 바르게 잘 반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고난이 인생의 ‘역풍’이 되지 않고 ‘순풍’이 되게 하심을 믿음으로 경험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사람이 진정한 ‘축복의 사람’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