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망을 함께 하는 사람들  

사람이 살아가다 소망이 같은 사람을 만나서 그 소망을 함께 이루어 갈수 있다면 그들은 행복한 사람들로 아름다운 관계를 이루어갈 수 있다. 그것은 제삼자를 위한 소망에 함께 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소망이란 처음엔 모호한 꿈이나 상상으로 출발해서 구체적인 목표로 바뀌게 되는데 이때 비슷한 소망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그 소망이 금방 구체화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아프리카에 마음을 두고 10여년 넘게 그곳에 드나들던 나에게 고아로 자라나 아프리카 고아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는 문선교사님과의 만남은 아프리카를 향한 나의 소망이 더 아름다운 빛깔로 나타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일은 나에게 뿐 아니라 우리 ‘도르가의 집’ 식구들의 소망이기도 하다. 이런 소망을 가진 우리들은 행복하다. 그런데 그 행복은 언제나 아픔을 딛고 오는 것인가 보다. 황무지에 병원과 학교를 세우기 위해 뜨거운 태양 아래서 고생하는 문선교사님과 그의 일행을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 게다가 물이 없으면 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따로 우물을 파야하는데 그것도 잘못하면 소금물이 나올 확률이 많다니 염려까지 겹치게 된다. 그러기에 현지에서 그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 될 수 있도록 기도 요청을 해 왔고 우리도 함께 기도하고 있다.

지난 해, 내가 그곳에 갔을 때 그 땅을 둘러보게 되었는데 넓기는 하지만 돌밭이라 그곳에 학교나 병원을 세우는 일이 가능할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선교사님의 사기가 꺾일 까봐 차마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하고 내심 걱정하며 잘 되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돌아 왔다. 그 돌밭은 현지인들도 기계의 도움 없이 웬만한 장비로 감당이 되지 않는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문선교사님이 한국에서 땅 파는 기계, 중고 트랙터를 구입해 왔기에 얼마나 감사한일인지 모른다. 이 트랙트로 땅을 파고 마른 땅에서 물을 내기 위해 흘리는 그들의 땀을 통하여 잔지바르에 학교와 병원이 서게 될 것을 기대하며 우리도 함께 모금을 하고 있다. 어떤 이는 한 달에 10불을 후원하기로 작정하고, 어떤 이는 30불, 어떤 이는 지금까지 모은 돈을 후원금으로 내 놓아서 벌써 우리의 통장에는 몇 백 불이 모였다. 우리의 적은정성을 모아 그들의 땀과 엮어서 하나님께 드리면 그분께서 우리의 소망을 이루어 주시리라 믿는다. 그 소망은 곧 하나님의 소망이기에...  

사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다 공평하게 잘 살도록 만드셨는데 미국 땅에 사는 우리는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이 넘쳐나서 어떤 더 좋은 음식을 먹을까? 어떤 더 좋은 옷을 입을까? 염려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는 동안에 지구의 한 모퉁이 에서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이 기본 욕구도 채우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다. 그곳에는 자기도 편안하게 살지 못하면서 그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려고 생명 걸고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정말 희망적이다. 그 희망적인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이들이 바로 문선교사님과 그의 일행들이다. 그들이 정말 대견스럽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우리가 그들과 소망을 함께 한다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인가?  

인간에게 소망은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는 무엇이 되고 싶은 소망, 둘째는 무엇을 하고 싶은 소망, 셋째는 무엇을 갖고 싶은 소망이다. 우리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우고 싶어 하는 소망을 이루므로 나아가 더욱 영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을 덤으로 이루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영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하다 보니 남을 도우는 사람이 된 것이다. 우리가 갖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함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의 모든 필요를 채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직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런 소망을 함께 하는 우리들은 남들보다 가진 것 없어도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