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고갯길

글쓴이: 상담센터 날짜: 2010.05.03 

우리 ‘도르가의 집’을 방문하는 사람 중에는 이곳을 ‘가난한 시인의 집’ 같다고도 하고 어떤 이는 ‘초라하지만 평안이 깃들어 있다’고도 한다. 한편 어떤 이는 예전에 예쁜 집에 비하면 너무 좁고 허술해서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래도 이곳에서는 아름다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중에 중요한 일은 상담사역자 교실이다. 여기서는 상담사역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추슬러야 함으로 기억치유, 내적치유, 영성생활여정, 영적성장 등을 살피면서 우리가 먼저 회복 되어가고 있다. 우리의 아픈 과거를 내어놓고 서로 나누며 서로를 위하여 기도해 주는 시간을 가지는데 이때 우리는 하나가 된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이다. 밤 시간에 주로 나눔이 잘되는 것 같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어두움이 자신의 아픔을 고백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 낮에는 주로 지식에 머무르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돌보는 일에 마음을 다하는 사람들로 형성이 되어간다. 이것은 사람의 의도가 전혀 아닌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다.

함께 공부하는 사람 중에는 그분의 인도로 오늘까지 잘 살아왔지만 아직도 인생이 안개 낀 것처럼 희미하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했는데 자신의 존재를 알고 나니까 길이 보인다고 하는 사람, 그동안 살아오면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는 줄 알았는데 왜 내겐 마음에 평안이 없을까 하는 사람도 자신의 존재를 알면서 삶에 기쁨이 생긴다고 하는 사람 등 자신의 존재를 알면서 삶이 밝아졌다고나 할까! 어찌되었거나 자신의 존재를 아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일이다.

우리는 무엇인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렇게 존재목적이 분명해진 우리는 외로운 이에게 친구가 되어 주고 홀로 힘들어하는 이에게는 동역자가 되어주는 공동체를 이루어가고 있다.

서로의 마음을 아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올바른 이성으로 세상을 바로 보는 눈을 가져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을 비판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일 때문에 가슴아파하고 홀로 외로이 그분과 깊은 교제를 나눈다. 세상을 향한 아픈 가슴으로 그분과 깊은 교제를 나누는 동안 그 분 안에서 깊은 물이 된다. 그런 사람은 말이 없다. 그저 사랑만 있을 뿐이다. 그저 미소만 있을 뿐이다.

우리 중에는 아직 구원의 확신이 없는 자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함께 기도하고 있다. 언젠가 그도 우리와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에 감격할 것을 믿으며...

아직도 우리에겐 걸어가야 할 길이 멀리 남아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알기에 오늘도 그분 안에서 참 평안을 누리며 감사로 사는 삶의 공동체를 이루어 가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진정 기뻐하시는 참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