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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용서와 사랑을 배우며
글쓴이:상담센터 날짜: 2011.09.27 13:23:43 조회:8200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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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사랑을 배우며 (어느 장애인의 고백)

글쓴이: 배임순 날짜: 2004.04.07

아파트 앞에서 자주 만나는 휠체어를 탄 할머니를 볼 때마다 처음 미국 와서 교회에서 만난 친구가 생각난다. 당시에는 학교 근처에 있는 미국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다. 그 친구는 몸을 잘 가누지 못해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말도 어눌하여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잘 알아듣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언제나 명랑한 그녀는 건강한 사람보다 주위를 밝게 했다. 나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국에서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미국생활에 서투른 나에게 영어도 가르쳐주고 미국생활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우리는 자주 샌디에고 바닷가에 나가 저녁바람을 쏘였다. 잘 포장된 해변가 자전거 도로를 따라 그녀의 휠체어를 밀며 노을을 즐기기도 하고 바다 내음을 마시기도 했다. 때론 벤취에 앉아 오순도순 정담을 나누기도 하였다. 센디에고의 바다는 어느 곳보다도 아름답다.

“저 태평양만 건너면 내 고향! 한국이에요”라는 내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기회가 되면 한국에 가보고 싶다”며 한국에 관하여 이것저것 묻기도 했다. 그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도 그때까지 왜 그녀의 몸이 상하게 되었는지 몰랐다. 차마 물어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집에 저녁식사 초대를 받아갔다.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그녀와 닮은 아름다운 여자와 잘 생긴 남자와의 근사한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이 여자가 동생인가요?”하고 물었다. 그녀는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나와 나의 약혼자예요. 그런데 그이는 다른 여자와 결혼 했어요. 나의 꿈은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는 것이었는데...”

더 이상 묻지도 않았는데 얘기를 계속했다. 이 두 사람은 열애 끝에 약혼식을 하고 스키를 타러 갔다가 높은 곳에서 미끄러지면서 머리를 다쳐 몸까지 못쓰게 되었다. 겨우 일어나긴 했는데 오른쪽 팔과 두 다리는 거의 쓸 수 없었고 얼굴도 많이 이지러지고 말았다.

“처음엔 힘들었지요.” 하며 하얀 이빨을 내 보이며 웃는 그녀의 모습은 애기 같았다. “그 때는 몇 번 죽으려고 생각했는데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살려두신 하나님의 계획을 뒤늦게야 깨달게 되었지요.”

그녀가 병원에서 퇴원하여 두 달 쯤 되었을 때 약혼자는 그녀를 떠나 얼마 후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다. “몸이 다 망가져 좌절 속에 빠져 있는 나를 남겨두고 떠나간 약혼자가 밉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마음을 정리하고 가끔 생각나면 축복을 빌어주지요.”하며 수줍은 미소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 속엔 아직도 그리움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어려움을 겪은 이후 친구의 권유로 교회에 출석하여 하나님을 영접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용서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을 받아들일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장애인들을 위하여 자신을 불러주신 그 사명을 깨닫고 마음에 기쁨을 얻었다. “지금은 나를 기다려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우리 형제자매들이 모두 주님 만나 힘을 얻고 새로운 삶을 살기를 기도하고 있어요.”하고 말하는 그녀는 겉보기에는 이지러진 모습이지만 내면은 늘 환하고 밝았다. 당시 그녀는 ‘장애인선교센터’에서 간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때 “겉보기에는 멀쩡하나 영적인 장애자인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 했다. 어쩌면 그날 밤 그녀의 기도 덕분에 지금 내가 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그녀와 함께 손을 마주잡고 서로를 위하여 눈물로 기도하던 그 밤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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