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학기를 시작하며
이제 제법 더위가
꺾이고 아침 저녁으로 시원함이 느껴진다. 여름은 여름대로 좋았지만 선선한 가을이 기다려 진다. 이런 의미에서 사계절이 있는 곳에 사는 것이 얼마나 복된일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이번 여름에는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병원에만 드나들다 끝내는 것 같았지만 살아가면서 묻은 때를 정리하는 소중한 사간이었다. 어려서
부터 병원 신세를 지며 살아온 나는 오히려 나이 들면서 건강해지고 있어 감사하며 살지만 때로 병원 신세를 질때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몸에 힘이 빠지면서도 영혼은 맑아지고 마음은 풍요로워 지는 것을 느낀다.
“눈은 눈물을 많이
흘릴수록 더욱 맑아지고 마음은 우환과 고난을 많이 겪을 수록 더욱 온화하고 관대해진다”는 글귀가 생각난다. 정말 그렇다. 나 자신에게 실망하여 울기도 하고 어떤 사람의 처지가
불쌍해서 울고 이 모든것 이기게 하시는 그분의 은혜가 감사해서 울고 그래서
우리의 눈은 맑아지고 마음은 관대해져서 우리를 통하여 세상을 아름다워 지고 있다.
그 동안 방학이었던
도르가의 집에서도 눈물을 나누고 서로에게 관대해지는 사람들이 다시 모여 사랑을 나누게 될 것이다. 이번
가을에는 “이마고 대화법의 원리와 대화 연습”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며 우리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이마고 대화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반영하기, 인정하기, 공감하기 세 단계가 있다. 반영하기'는 상대방의 메시지 내용을 정확하게 비추어 되돌려주는 과정이다. 거울처럼
판단, 교정 또는 해석 없이 보내는 사람의 메시지를 그대로 반영한다.
받는 사람은 상대방이 한 말을 좋아하거나 이해할 필요가 없다. 반영하기 를 하려면 받는
사람은 기꺼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내려놓고 잠깐이라도 보내는 사람의 메시지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말로 그 메시지를 반복할 수 있을 때까지 말을 하는 것이 바로 '반영하기'이다.
다음은 인정하기, 인정하기'는
보내진 정보와 반영된 내용이 논리적으로 이치에 맞는다는 것을 보내는 사람과 의사소통하는 방법이다. 인정하기를
통해서 상대방의 논리를 들을 수 있고, 상대방의 생각이 잘못되거나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인정하기'는 자신의 주관적 관점의
일시적 정지 또는 초월 경험을 통해서 상대방의 경험을 마치 자신의 경험처럼 실재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받는 사람이 충분히 오래 들어준다면 그 말이 이치에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고 받는 사람은 보내는 사람의
메시지를 인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공감은 상대방이 경험하는 그 사건, 그
상황 또는 그가 염려하는 것과 감정을 반영하고,
상상하며 참여하는 과정이다. 이 깊은 단계는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하고, 손을 내밀어 함께 경험하려는 시도이다. 받는 사람은 보내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고 그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고 경험했는지를 상상해 보는 것이 '이마고 대화법'의 핵심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공감이 어렵게 느껴져 주저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느끼는 것에 대하여 공감적이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깊은 수준의 공감에 이르게 될 때 서로의 관계는 매우 극적인 변화를 보이게 된다
그 이유는 이 대화를 통해서 어떤 특별한 문제에 대해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 수업이 끝날때
쯤이면 눈 내리는 겨울이 될 것이다. 그무렵 우리의 사랑이 무르익어 더욱 따뜻해진 겨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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