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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픔으로 남은 경아
글쓴이:상담센터 날짜: 2011.09.21 16:00:27 조회:9069 추천:0 글쓴이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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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으로 남은 경아

글쓴이:배임순 날짜: 2002.10.14

  포코노의 겨울은 길고도 두텁다. 눈이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쉽게 그치지도 않지만 쌓인 눈은 봄이 올 때까지 녹을 줄 모른다. 그러나 크리스털처럼 신비스런 포코노의 겨울에 매료되어 삼 년을 파묻혀 살았다. 어느 날, 폭설로 인하여 인적이 끊어진 산 속, 수양관 사무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한국사람 거기 있어요” 미국사람 아니면 영어권 사람의 발음이다. 지난 가을 한국아내를 데리고 이곳에 이사온 미국남편이 겨울이 깊어지면서 집에만 갇혀 있던 아내의 우울증 증세가 심해 가는 것이 안타까워 이리저리 수소문하다가 한국 수양관 전화 번호를 알아내어 전화를 한 것이다.

우리는 산아래 조그만 찻집에서 만났다. 남편에게 안기다 시피해서 들어온 조그만 한국여자는“안녕하세요 경아 라고 해요” 그리고는 나의 눈을 피하려는 듯 고개를 떨구고 앉아 있었다. 그녀의 피부에는 누런빛이 돌고 있었고 눈동자는 이미 흐려져 있었다. 그리고 남편의 사랑이 담긴 듯한 외투 속에서도 계속 떨고 있었다. “여긴 너무 추워 한국 봄 생각나죠?” 그때서야 반갑다는 듯 “녜, 그래요! 한국 가고 싶어요”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평소에 말이 없던 그녀는 친구의 소개로 미국군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그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들어왔다. 남편은 영어를 하지 못하는 아내에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자신도 한국말을 배워 그들은 서로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미군기지에서 근무를 하다가 아내가 너무 힘들어해서 엘레베이트 수리하는 기술을 배워 한국타운으로 나와 살았다. 워낙 소심하고 말이 없는 아내는 한국타운에서도 한국사람을 사귀지 못하고 마침내 정신과의사를 찾아야만 했다. 심리적으로 치료가 되지 않고 약만 먹는 것은 별로 효과가 없었다. 남편이 출근한 후, 하루종일 집에 있던 그녀가 퇴근하는 남편에게 칼을 들이대고 “왜 나를 미워하느냐”고 마치 다른 사람처럼 소리지르는데 놀라 그녀를 한국으로 돌려보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한국타운에서도 어느 누구하나 그녀에게 관심가지는 사람이 없어서 누나가 살고 있는 포코노 근처로 이사를 왔다. 그 후 우리는 자주 만나 좋은 시간을 가지면서 그녀의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겨울이 그렇게 춥고 매서워도 봄을 이기지 못하여 겨우내 쌓였던 눈은 녹아 내리고 상태가 좋아진 그녀는 한국에 어머니를 뵈러 나갔다. 젊은 남편을 두고 가는 것이 불안해서 한 달만 있다가 오라고 했더니 “괜찮아요 남편이 6개월 있다가 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3개월 후 울음 섞인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왔다.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그녀는 “남편이 이혼하자며 짐 싸 가지고 집을 나갔어요. 우리남편 만나서 얘기 좀 해 주세요 난 그 사람 없으면 못살아요”하면서 엉엉 울어댄다. 그 남편을 만나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나를 만나주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후 그녀는 한국으로 나가고 말았다. 

그녀가 귀국한 후, 며칠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모든 것이 내 잘못인 것 같았기에. 아내를 영영히 한국으로 보내려는 남편의 의도도 모르고 그를 믿어준 것이다. 하긴 아내를 위해 그렇게 애쓴 남편을 나무랄 수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도 내 가슴 깊은 곳에 아픔으로 자리잡은 그녀를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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